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대신 수소·CCUS 투자
2028년까지 30억달러 투자…탄소저감기술 마련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 로고.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 로고.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미국의 석유 메이저 셰브런(Chevron)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석유·가스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에르 브레버(Pierre Breber) 셰브런 부사장(CFO)은 로이터가 주최한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브레버 CFO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대신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기술에 거액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존 석유·가스 사업은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028년까지 탄소저감 기술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약 30억달러(약 3조39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은 셰브런을 비롯한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에너지전환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 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셰브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자사의 석유제품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안건에 전체 주주의 61%가 찬성했다.

같은 달 또 다른 석유 메이저인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은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탄소배출 저감 명령을 받고, 엑슨 모빌(Exxon Mobil)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헤지펀드에 이사회 의석 3석을 내줬다.

로이터통신은 셰브런이 석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를 투자하고, 천연가스 등 신재생 연료를 생산하는 데 7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셰브런은 지난 3월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오는 2028년까지 탄소 집중도를 35% 줄이고, 수소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석유 생산을 줄이고 있는 유럽의 주요 석유회사들과는 다르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열 더치 쉘은 올해 초 자사의 석유 생산이 지난 2019년 정점에 달했다고 밝혔고, 영국의 석유기업 BP는 오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을 40% 줄인다고 발표했다. 또 이탈리아의 국영에너지기업 Eni는 2025년 자사의 석유생산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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