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中 전구체 수입량, 전년 대비 66.3% 증가
美, 배터리 등 핵심품목 中 견제로 수입다변화 필요
배터리 발전전략 원자재 수급 방안 담길 전망

에코프로비엠의 리튬이온배터리 전구체 제품.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에코프로비엠의 리튬이온배터리 전구체 제품.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310만대에서 2030년 5180만대로 1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배터리 수요는 139GWh에서 3254GWh로 23배 증가가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단가를 kWh당 100달러로 계산한다면 203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약 3254억달러(약 367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SNE리서치의 올해 1~4월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이 46.1%로 압도적이고 이어 우리나라 32%, 일본 16% 수준이다.

중국의 압도적 점유율은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54.9%로 압도적이고 이어 일본 29.1%, 중국 14.5%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점유율 통계만 보면 우리나라의 배터리산업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남 좋은 일만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바로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이라는 4대 소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가량으로 가장 높다.

양극재는 전구체라는 중간 물질을 가공해 만드는데 우리나라의 전구체 수입 의존도는 너무 높은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구체 수입량은 전년보다 47.3% 증가한 11.9만t을 기록했고 올해 1~5월 수입량은 전년보다 59.8% 증가한 7.1만t을 기록했다. 현재 증가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수입량은 19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으로는 25억달러(약 2조82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수입량의 93.7%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으며 올해 중국제품 수입 증가세는 평균보다 높은 66.3%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QYResearch Kore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구체 국산화율은 지난해 10%대 후반에서 올해는 23%가량으로 예측되고 있다. 즉 국내 양극재 생산 업체들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70%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전구체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중국은 전구체 제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원소재를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단가 경쟁력에서 중국에 압도적으로 열세적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지나친 중국산 의존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속에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이 중국산 소재가 들어간 부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페널티를 준다면 우리나라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4대 주요 품목(반도체·대용량 배터리·핵심광물·의약품)에 대한 100일 검토보고서(100-Days Reviews under Executive Order 14017) 발표를 통해 미국 내 생산역량 확대 및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동맹‧파트너국과의 공조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배터리 업계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배터리 소재와 부품 공급망을 어느 정도 확보한다면 중국산에 대한 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협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면 그만큼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지만 중국의 저가 소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광물이 풍부하고 미국과 우호적인 호주, 캐나다 등으로 소재 수급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월에 발표될 예정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배터리 발전 전략에도 전구체 등 핵심 소재의 공급망 구축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문승욱 장관은 지난 6월 9일 인터배터리2021 개막식에서 기자들에게 “(배터리 발전 전략에는) 원자재 수급 및 다변화 문제 등의 발전 전략이 담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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