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원전 9기 재가동 여부 불투명...석탄발전 100% 가동 방침
전문가 "석탄발전소 완전 폐지 아닌 휴지보전 예비력 고민해야"

[전기신문 정형석 기자]올여름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비력 확보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냉방 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는 9200만~9400만k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2018년 7월 기록한 9247만kW로, 폭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전력당국의 계산이다.

반면 전력공급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발전설비 용량은 1억3339만kW로 충분해 보이지만, 현재 원자력이 9기가 멈춰 있는 데다 올해 석탄발전 4기(210만kW)가 폐지돼 실제 공급용량은 9700만~9800만kW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멈춰 있는 원전 9기 중 8기는 계획예방정비 중인데 이중 한빛4호기는 안전성 검증 문제로 4년(1560일) 넘게 가동을 멈췄고, 한빛 5호기도 원자로 헤드 부실공사 의혹으로 470일째 멈춰 있다.

나머지 원전들도 오버홀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7월 중 가동여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9년 8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던 신고리 4호기가 지난 5월 29일 화재가 발생해 멈춰섰고, 이미 완공한 지 1년도 넘은 신한울 1·2호기는 원안위가 운영허가를 내주지 않아 아직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반면 늘어난 발전설비는 대부분 신재생에너지인데 분산형 전원 중 태양광 비중은 70%이며, 1MW 이하 소규모 태양광의 비중은 전체 태양광의 80%를 차지한다.

1MW 이하 소규모 태양광은 대다수가 한전과 PPA(전력수급계약)를 체결해 전력거래를 수행하는데, PPA태양광은 월별 수동검침을 수행하기 때문에 시간대별 발전량 파악이 어렵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 예측 오차가 큰데다 실시간 계량이 안 되다 보니 피크 때 제대로 역할을 해낼지 아직 미지수다.

결국 최악의 경우 예비력이 전력수급경보 관심발령 기준인 400만kW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발전5사가 자발적으로 석탄발전기 가동을 멈추거나 최대한 상한제약(80% 출력)을 시행하도록 했지만, 올여름에는 수급을 고려해 출력을 100% 낸다는 방침이다.

전력업계 한 전문가는 “LNG발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전력수급비상에 대비하기 위해 석탄발전을 완전히 폐지하는 대신 미국처럼 일정 기간 휴지보전해 예비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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