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일부 수동 운영 중…주말까지 상당 부분 복구 방침
블룸버그, 미국 남동부 지역에 공급 차질 발생 가능성 보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에 소재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연료탱크설비. 제공: 연합뉴스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에 소재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연료탱크설비.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미국 최대 송유관이 빠른 시일 내 복구되더라도 미국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랜섬웨어 공격으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사의 조지프 블라운트(Joseph Blount) CEO는 데이비드 터크(David Turk) 에너지부 차관보 등 정부 관계자들과의 원격 회동에서 이 같이 밝혔다.

블라운트 CEO는 회동에서 “송유관 가동을 재개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며 “랜섬웨어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 정상 운영이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에서 뉴저지까지 8850km의 송유관을 갖고 있다. 하루 250만배럴의 휘발유와 디젤유, 난방유 등을 공급하며 미국 동부에서 소비되는 연료의 약 45%를 수송하고 있다. 랜섬웨어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으로 현지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부터 가동이 중단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연방수사국(FBI)은 “다크사이드가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신생 해킹단체인 다크사이드는 다크웹에 올린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백악관은 이 단체를 범죄행위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크사이드가 동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러시아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메릴랜드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일부를 수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까지 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복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남동부 지역의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블라운트 CEO는 “송유관 운영·관리를 완벽하게 복원했다”며 “다시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정유회사, 마케터, 소매업체 등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니퍼 그랜홀룸(Jennifer Granholm) 에너지부 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이 통신이든 주요 인프라 설비든 랜섬웨어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젠 파키(Jen Psaki) 백악관 공보장관은 성명을 통해 “남부 일부 지역의 공급 부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11일 65.44달러로 전일보다 0.8% 상승했으며 사건이 벌어진 지난주 금요일 64.90달러에서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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