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전력 반도체 이어 배터리 핵심기술 확보
미래차 소재 시장 ‘게임 체인저’로 도약 목표
솔리드에너지, 美증시 상장가능성 기대감도 UP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이 개발한 리튬메탈 배터리의 음극재에 들어가는 얇은 리튬메탈 포일.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이 개발한 리튬메탈 배터리의 음극재에 들어가는 얇은 리튬메탈 포일.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투자전문회사 SK(대표 장동현)가 전기차 핵심 부품인 차세대 리튬메탈(Li-Metal)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11일 SK는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olid Energy Systems)에 4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SK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 창업자 치차오 후(Qichao Hu)에 이어 3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SK는 지난 2019년 글로벌 1위 동박(Copper Foil) 제조사인 왓슨(Wason)에 이어 차세대 전력 반도체 등 전기차 소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왔다. 이번 투자로 핵심 배터리 기술을 확보해 미래차 소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솔리드에너지는 2012년 미국 MIT 연구소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메탈 배터리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지난 3월 GM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솔리드에너지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상장 추진 시 SK의 지분 가치 또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리드에너지의 핵심 경쟁력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의 난관으로 지목되는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리튬메탈은 충전 시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여 배터리 성능 저하와 분리막이 훼손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솔리드에너지는 리튬메탈에 고체 형태의 폴리머코팅을 입히고 고농도의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솔리드에너지는 고체보다 구현이 쉬운 액체 전해질과 고체 코팅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먼저 상용화시켜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해 성공한 기업은 솔리드에너지가 처음이다. 솔리드에너지의 리튬메탈 배터리는 전기차 외에도 스마트폰, 드론 등 각종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2019년 219GWh에서 2030년 3612GWh로 10년 만에 17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공장 증설과 전기차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솔리드에너지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향후 상장 시에도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배터리 개발사인 미국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지난 해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약 33억 달러(약 3조7000억원)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바 있다.

김양택 회사 첨단소재 투자센터장은 “SK는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 왓슨과 차세대 전력 반도체 기업인 예스파워테크닉스 투자 등을 통해 전기차 핵심 소재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해 왔다”며 “향후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 분야에서도 차세대 新소재를 선점해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