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지난해 7월 태양광 접속함·인버터 등 주요 설비의 KS 인증 의무화 이후 소규모 태양광 시장에 접속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접속함과 센트럴 인버터를 함께 사용하는 대신 접속함 일체형 인버터인 멀티스트링 인버터가 시장의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취재를 다니다보면 일체형 인버터의 안전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많다. KS 기준에 일종의 구멍이 있어서 안전보다는 경제성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에너지공단이 공고한 태양광 시공기준 개정(안)은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수도 있는 내용이 담겼었다. 그렇다. ‘담겼었다’는 말을 쓰는 게 맞다.

공단이 곧 철회 의사를 업계에 밝혔기 때문이다.

해당 내용이 공개된 이후 일부 인버터 업계가 공단 측에 강력한 반대의 뜻을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은 지난 그린에너지엑스포 기간 중 업계에 해당 개정안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자신들의 개정안으로 인해 업계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으로 업계는 판단하는 모양새다.

에너지공단에 이번 건에 대해 문의한 결과 공단은 업계가 주장하는 일체형 인버터의 안전 이슈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다. 누구도 자신들에게 이 같은 말을 전한 적이 없다는 것.

그렇다면 이번 이슈는 당연한 결과다. 예부터 목소리가 큰 놈이 이긴다고 했다.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는 쪽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쯤되면 반대 측에 의문이 생긴다.

그들은 왜 침묵하는가. 사실상 소형 태양광 시장의 접속함 업계는 괴멸 직전이다. 안전 측면에서 우려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체형 제품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업계는 에너지공단 측에 현 KS 기준으로 인해 발생할 안전 이슈에 대한 우려를 전혀 전달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가만히 앉아서 알아주겠거니 기다리다간 사태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론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달라질 것은 전혀 없다. 시장을 완전히 빼앗긴 후에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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