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기업 첫 ‘탈내연기관’ 선언
美·日 기후정책 발맞춰 경영전략 설정

미베 도시히로 신임 혼다 사장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미베 도시히로 신임 혼다 사장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가 2040년부터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생산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40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EV)와 연료전지차(FCV)만 판매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공개했다.

일본 자동차기업 가운데 탈(脫)내연기관차로의 전면 이행을 선언한 건 혼다가 처음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445만대로 이 중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비중은 1% 미만이었다.

혼다는 일본시장에서 2024년 경차 전기차 판매를 시작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각각 20%, 80%로 채울 예정이다. 또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판매 비율을 2030년 40%, 2035년 80%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혼다는 앞으로 6년 동안 전동화 등 연구개발에 5조엔을 투입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도 검토 중에 있다.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기업은 오랫동안 내연기관차 시장을 이끌어왔고,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도 선두 지위를 지켰다. 이를 바탕으로 협력업체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업계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환경중시 정책을 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보조를 맞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자, 일본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중심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22일 4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한 온라인 기후정상회의에서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당초 제시한 목표치인 26%보다 대폭 높아진 수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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