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증가로 발생하는 전력망 문제 등 현안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 설치기간 90일→3일로 줄여, 비용절감 효과 ‘굿’

[전기신문 유희덕 기자]

“2034년 재생에너지가 78GW까지 늘어날 경우 간헐성 극복을 위해 ESS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화재 이슈로 인해 활용이 제한적인데 전력연구원은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망간수계 2차전지는 세계 최초로 20Ah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수명을 늘리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김태균 한전 전력연구원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개발에 있어 전력연구원이 가장 앞선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료전지 발전용 블루수소 발전기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해상풍력 타워 설치기간을 대폭줄인 석션버켓설치 공법 등 상용화를 눈앞에 둔 다양한 기술을 통해 에너지전환의 성공을 위해 연구원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후 역점을 두는 R&D 방향은.

“전력연구원의 역점 R&D 방향은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경영효율 향상’이다.

이를 위해서, 올해 초에 R&D 포트폴리오를 수립하고, 중점 5대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에너지 전환’이다. 정부 및 한전의 ‘에너지 전환’ 정책 실현을 위해 분산전원을 개발하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며 신재생에너지 수용 확대에 대비해서 해상풍력 설치공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망간수계 이차전지, 유연운전, 배전선 수용용량 증대 등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기후 대응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이행,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한전에서는 온실가스 CO2 감축과 SF6 저감을 위한 친환경 설비(개폐기, 변압기)를 연구개발하고 조기에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기후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비용 절감(Capex/Opex)’도 핵심 R&D중 하나다. 전력설비의 효율적 운영은 투자비를 줄이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 전력설비 최적설계, 디지털 발전소·변전소, 유지보수 고도화 등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기요금 합리화 이후, 시장은 융복합형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ICT 융복합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통합플랫폼 기술,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등을 통해서 신시장 창출을 위한 미래성장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ESG 경영체계 즉 환경-사회-지배구조 내재화를 위해서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 전력설비 자율점검·순시로봇 등을 개발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 및 인명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 수소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연구는 무엇이 있나.

“재생에너지 수용력 향상 및 에너지 이용률 제고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발전원으로 하는 다수의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 잉여전력을 활용해 수전해 설비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남는 전력은 인근 마이크로그리드로 거래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커뮤니티를 실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자연환경에 따라 에너지 생산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발전, 직접판매, 자가소모 등 다양한 사용방안을 창출하고 미래형 전력망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서, 향후 수소에너지 시장의 핵심기술로 활용이 기대된다.”

▶앞에서 언급한 연구들의 가시적인 성과는 언제쯤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가져올 변화는.

“현재 19GW 수준인 신재생발전을 78GW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는 2034년에는 태양광,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 발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25%를 상회할 것이다. 산업계는 생산 전력의 전부를 신재생 발전을 통해 공급하는 RE100이 실현될 것이며, 가정을 비롯해 수송, 산업 전반에서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전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연구원은 향후 10년 이내에 이루어질 전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청정하고 깨끗한 전력을 생산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국가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기술들을 개발할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출력제한에 대한 논의가 많다. 재생에너지를 계획대로 보급하기 위해 진행하는 연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력연구원에서는 전력계통에서 재생에너지의 수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CFI 기술을 개발하고 종합적인 실증까지 추진하고 있다. ‘CFI 기술’ 은 재생에너지의 유연한 제어(Control), 전력망의 유연성 증대(Flexibility) 그리고 관성확보(Inertia)의 이니셜을 모아서 명명한 종합 기술이다.

CFI기술은 우선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수용능력 향상을 위해서 빠르게 실증하고 적용할 계획이며, 향후 에는 육지 전력망에도 적기에 확대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로드맵을 갖고 있다."

▶연구원에서 전력분야 미래 먹거리를 위해 진행하는 R&D는.

“현재 연구하는 것 중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전력연구원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보유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반투명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창문에 부착 가능하며, 건물 외장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국토 면적이 좁은 국내에서 건물표면에 설치가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효율향상을 위한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세계최초로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하부구조물과 풍력터빈 전체를 육상에서 먼저 조립한 후 한번에 운송하고 설치하는 기술로, 해상풍력 발전기의 해상 설치기간을 기존 90일에서 3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 활용 시 5MW 터빈 1기당 37억원의 사업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미래에너지인 그린수소,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도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의 불규칙한 에너지 생산을 보조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 연구과제 중 하나이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카르노 배터리, 압축공기-양수발전 하이브리드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고효율 에너지 저장장치도 개발하고자 한다.”

▶R&D가 현장 성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한데,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기술적 완성도가 높더라도 R&D 성과가 현장 성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활용현장의 요구와 연구성과물 간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력연구원에서는 과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구 결과물을 실증할 활용부서를 사전에 지정해 현장의 기술적 수요와 요구사항을 초기에 파악하고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기술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과제 수행 중에는 활용부서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기술 환경이나 현장 여건 변화에 따라 대응해 현장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제 종료 후에는 활용부서로 인계된 연구성과물의 지속적인 기술지원과 더불어 추가적인 활용을 위한 기술 검증, 기술이전이나 사업화를 위한 적용사례 확보 및 성능 보완 등을 통해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R&D기관으로서 연구원의 위상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에너지 산업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정책과 기술로 영위되지 않는다. 기후변화의 국제적 대응, 국가 간 송전이 가능하게 하는 슈퍼 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밸류 체인 등은 에너지 산업의 시야를 글로벌로 확대해야 함을 절실히 보여준다.

전력 유틸리티에 적용되는 기기와 시스템은 이미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국내 산업 적용뿐 아니라 해외 기술사업화를 위해서 글로벌 관점의 R&D 수행이 필수적이다. 전력연구원은 EPRI, CEPRI, CRIEPI 등 국제적인 에너지 연구기관과 공동 R&D 체계를 수십 년간 유지하고 있고, 발전분야 기반기술의 조기확보를 위해 프라운호퍼, GTI 등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EPRI 파견연구원 제도를 통해 글로벌 인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프로젝트팀 제도를 도입해 대외 연구협력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직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R&D 트렌드에 적시 대응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우수한 보유기술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표준화 활동, 국제 공동연구 기획 및 기술사업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대외 위상을 강화하고 에너지 R&D 주요기관으로서 명성을 더욱 견고히 해 갈 것이다.”

He is… 김태균 전력연구원장은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학교 ‘에너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한전에 입사한 김 원장은 전력연구원 전력계통그룹장, R&D정책팀장, 차세대송변전연구소장, 연구전략실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19년부터 전기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전력기술진흥대회 산업부 장관상, 2014년 전기문화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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