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생에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기 조심스러워 조직에서 보고하기도 어렵고, 같이 모여 토론하기는 더욱 어렵다. 서로 대면하지 않도록 재택근무가 이루어지고 화상으로 회의하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카톡이나 문자, 이메일로 소통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결례라고까지 여겼던 생각이 변했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불과 반년 전이다.

개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큰 변화가 있다. 특히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고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리더는 어떤 외생요인에도 성과를 내고, 성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며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때 필요한 덕목은 너무나 많다.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을 계획하며,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고, 문제해결을 하며,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고 육성하는 일련의 활동은 기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리더의 역할과 덕목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챙길 일이 많아지고 구체화되고 있다.

각 개인의 리더십을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핵심 키워드 7가지를 제시해 본다.

먼저 직원을 신뢰해야 한다. 재택근무와 같이 비대면 업무를 처리할 때 직원들이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리더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직원에 대해 궁금하고 걱정이 될 수 있다. 근태와 과정을 중시해 온 한국기업의 모습에서 결과 중심으로 과감히 변해야 한다. 누구나 사람은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혹시 내 눈에 보이지 않으니대충 하거나 놀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혹여 그런 직원이 있다면 나의 리더십과 회사의 조직문화부터 먼저 점검해 보기 바란다.

둘째,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직원들이 비대면으로 일을 할 때 불편함이 생긴다. 가령, 재택근무를 할 때 집에서 업무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직원 각자의 특수한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사생활에 개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구성원 각자의 상황, 경험이 조직관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셋째, 위임이다. 신뢰를 기본 정신으로 업무에 대해 위임을 하는 것이다. 평소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여 의사결정을 해 보게 하는 것이다. 직접 문제 해결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답을 가르쳐 주기 전에 의견을 묻는 질문을 통해 위임을 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입니까?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회사나 리더가 무엇을 도와 주면 좋을까요? 의 3단계 질문으로 위임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직원 육성이며,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디테일(detail)을 챙겨야 한다. 디테일을 챙기면 위임이 아니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즉, 스스로 대안을 찾도록 위임하는 것과 혼동하면 곤란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자율성과 성과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마디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며 방임하면 곤란하다. 즉, 개인별로 과제가 무엇이며, 그 과제를 왜 하게 되고, 그 결과가 조직 전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그래서 성과관리를 더욱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별 과제, 성과지표를 분명히 하고, 성과 목표를 제시하며 평가 잣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비대면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성과평가에 대한 논란은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더욱 구체적인 성과관리가 요구되며 리더의 책임이기도 하다.

다섯째, 디지털(digital) 역량을 리더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 비대면 시스템의 활용이 더욱 많아진다. 리더는 젊은 사람들에 비해 친숙하지 않을 수 있다. 회사가 구축한 시스템을 빨리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상으로 원격회의를 하며, 재택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하고, 협업 툴을 통해 동시에 일을 하기도 한다. 세상의 변화는 디지털이다. 나의 업무는 얼마나 디지털화 되어 있고 나는 얼마나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며 학습해야 한다. 동영상을 촬영하여 편집하고 유튜브에 올릴 수 있고,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디지털역량이라 할 수 있다.

여섯째, 피드백이다. 앞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직원을 신뢰하며, 위임하고, 디테일하게 업무를 챙기며 성과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피드백이다. 실시간 피드백을 해야 한다. 잘 한 것이 무엇인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실시간으로 빠르게 해야 한다. 비대면으로 일을 하고 원격에서 하기 때문이다. 직원 중에는 보고서를 이메일로 보내 놓고 상사가 메일을 보고 피드백을 할 때까지 기다리면 놀고 있을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은 직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다. 한마디로 ‘갑질'을 해서는 안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직원들도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이럴 때 구조조정, 평가(인사고과), 승진, 연봉 협상 등은 더욱 민감할 수 있다. 그래서 리더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업무 중심으로 꼭 필요한 말을 하고 불필요한 행동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퇴근 시간 후 전화, 카톡으로 연락을 하지 않는 등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강조되는 리더십 덕목을 정리해 본다.

직원을 신뢰하고, 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챙기며,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위임하고, 과제와 목표를 디테일하게 안내하고, 리더 스스로 디지털역량을 갖춰야 한다. 또한 피드백을 빠르고 정확히 하며 직원들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리더가 역할을 잘 하더라도 팔로워가 제대로 못하면 성과가 나쁠 수 있다. 하지만 리더는 리더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제대로 제 역할을 못하는 팔로워는 스스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습이 될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리더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힘들어진다. 그래서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나의 리더십 모델을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리더로 존경 받을 수 있다.

박해룡 대표

고려대 경영학 석사 / The HR컨설팅(주) 대표 / 한국액션러입협회 회장 / 한국바른채용인증원 부원장 / LS산전(주) 인사총괄 상무 역임 /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역임 / 한국수력원자력(주) 인사옴부즈만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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