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결혼 전 4년 동안 변호사로서 이혼 상담, 소송을 하면서 내 남편의 조건 리스트를 만들어 나갔고, 이상형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고르고 골라 결혼 한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과연 어떨까요?

이제 결혼 3년차, 워킹맘 2년차.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결혼은 정말 미친 짓 인걸까요?

결혼생활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서로 일과가 끝나고 가족이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동네 한 바퀴 산책하면서, 혹은 과일 깎아 먹으며 자식 재롱에 웃으며 행복한 시간도 많은데, 상대가 밉고 결혼을 무르고 싶을 때는 결국 갈등을 겪고 싸울 때인 것 같습니다.

타고난 성향이 있는데다 30년 이상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갈등이 생기는 것도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결혼생활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싸우는 것입니다.

결혼 생활을 실제로 해 볼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대화고 소통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성격차이로 이혼한다는 말, 서로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헤어진다는 말. 결국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대화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잘 듣는 것입니다. 왜 대화를 시작했는데 결국은 싸움으로 번지는가 생각해보면 서로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려고 하는데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말을 할 때에는 이해와 공감을 바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일 겁니다. 훈수를 듣거나 비난받거나 비판받기 위해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적어도 내 배우자로부터는 지지와 공감을 받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옳은 소리는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은 추임새 섞어가며 열심히 잘 들어만 주어도 상대방은 이해와 공감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할 마음가짐은 어떤 것일까요?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면 할수록 결혼 생활이 더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것은 참 힘듭니다. 타고나는 성향이 일단 크고 결혼 전 굳어진 가치관과 습관은 바뀌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내가 변하려고 결심한다면? 그 또한 힘든 일이지만 가능한 일입니다.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내가 변하려고 노력을 해봅시다. 내 자신의 변화는 상대방의 변화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이와이 도시노리의 <혼자가 편한 당신에게>라는 책을 보면 아들러의 제자인 정신과 의사이자 교육자 루돌프 드라이커스는 ‘사랑이란 감정이라기보다는 제대로 된 인간관계의 부산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감정은 사랑의 시작에 불과하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바로 사랑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는 결혼은 사랑보다 의지나 의리로 유지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을 해보니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의지가 바로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 자체가 숭고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호르몬의 작용이 끝나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함께 행복하기 위해 한 결혼. 누군가는 아이들이 다 크면 졸혼 할 것을 꿈꾸며 그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는 것이라면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여러분 곁에 있는 배우자가 평소 원하던 말 한 마디, 행동 한 가지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 오늘 왜 이래?”라며 어색해 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배우자의 모습에 여러분도 행복함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프로필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학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현 변호사김지현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이혼, 가사법 전문 변호사 ▲한국가족법학회 정회원 ▲전 법무법인 선한 ▲전 법무법인 신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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