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에다 도시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까지 사상 초유의 조치로 인한 문화적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방역당국과 의료진 및 애국시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망자만 240명에 이르는 미증유의 재난으로, “찬바람 불면 더 세고, 더 교활한 코로나가 온 다”는 등 2차 대유행을 예고하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일상을 빼앗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사스, 메르스와 달리 통제가 더 어려운 강력한 전염병인 코로나 19가 경제적 충격을 넘어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기존의 상식을 뒤 엎는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경제적 충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포스트 코로나의 글로벌 패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면밀한 사전적 대처가 요구된다.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개혁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많은 경우 큰 틀에서 총론은 찬성이었지만, 각론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을 조정하지 못 해 흐지부지 끝났다. 이제는 이념과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검증과 사고의 혁신적 정책전환으로 정파적 이해에 얽힌 오류들을 줄여가야 한다. 4차 산업시대 초기, 말잔치만 하고 정책은 헛돈다고 비판받던 것처럼 우물쭈물해서는 기회는 기다려 주지 않고 우리 곁을 떠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현재의 위기상황이 국가와 국민의 생존과 발전 그리고 미래를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기다리던 봄이 왔지만 사람들의 방문을 막기 위한 벚꽃, 매화, 산수유 등의 축제취소 기사, 제주·부산·삼척 등의 유채꽃을 갈아엎는 사진은 봄꽃의 향연마저 즐기지 못 하는 안쓰러움을 더한다.

한편, 일제히 하락하는 경제지표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코로나가 할 키고 간 생각지도 못했던 움푹 패인자국의 단면들이 곳곳에 펼쳐진다. 당장의 수습과 치유를 넘어, 찬바람이 불면 다시 확산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은 우리에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해묵은 화두를 던진다.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생각하는 능력으로 만물의 영장임을 자랑해 온 인간들이 행한 자연 파괴로 지구촌이 몸살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 기온상승, 북극해빙, 국지적 폭염·폭우, 미세먼지, 곤충 개체 수 감소 등 열거하기가 민망하다. 이제 상처 입은 지구가 거대한 태풍이 바닷물을 정화하듯이 본능적 자기보존 조치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늦었지만 지구적 과제에 돌입해야 할 시점인데, 각국 지도자들의 자국 중심 리더십을 보면 기대난처럼 보인다. 그래도, 전문가와 양식 있는 국가와 국민들은 외쳐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의 터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해파리가 보일정도로 맑아져 60년 만에 돌고래가 나타난 베네치아의 운하, 30년 만에 160km 떨어진 인도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환상적 히말라야 정상, 일제 강점기 남획으로 멸종된 독도 강치의 출현 등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자연과 공존을 해야 할지가 명확해 진다. 코로나19의 역설처럼 사람의 활동이 줄어들자 자연은 치유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편리함 때문에 자원을 마구 사용하면서 발생한 쓰레기 등 각종 오염물질이 삶의 편리를 위해 불가피하다고만 치부하기에는 한계에 처한 상황이다. 상황관리를 잘 못해 지구적 재앙으로 인류의 종말을 가속화시킬지에 대한 우리 모두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용과 희생이 수반되더라도, 에너지를 비롯한 산업 각 부문에서 2015 파리 협정의 자발적 이행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에 맞는 새로운 성장의 균형과 공존의 틀을 만들어야 할 텐데 작금의 패권적 리더십을 보면 결국 돌이킬 수없는 피해를 입고 난 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진보한 인류의 위대성을 믿는다.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답답함으로 톤이 높아졌다. 하지만, 유채꽃은 죄가 없고, 그 DNA 속 라이프 사이클을 파괴한 것은 인간이다.

균형을 잃은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질서, 공존의 모색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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