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비누전 형태로 발생하는 전기재해에 대한 예방대책이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화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용접작업 관련 화재다.

용접작업은 용접봉을 잡는 홀더(Holder) 선과 모재에 접속한 어스(Earth) 선 사이에 큰 전류를 통전시켜 용접부에 아크(Arc)를 발생시켜 5000℃가 넘는 아크열로 용접 모재와 용접봉을 함께 용융(熔融)시켜 용융한 금속의 원자간 인력으로 금속결합을 형성해 용융접합하는 작업이다.

용접 화재는 불티비산 화재, 용접 전류에 의한 줄열(Joule’ heat) 화재, 전기 스파크에 의한 화재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용접작업 중에 발생하는 비산 용융액은 3000℃ 이상의 온도로 적외선 발광이 일어나기 때문에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용접작업 안전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면 자중에 의해 직하로 떨어지는 용융액에 의한 화재 예방이 가능하다.

용접작업 시 일반적인 안전규정은 ▲작업 장소 주변의 가연성 물질을 제거·격리하고 ▲열에너지가 커서 발화원으로 작용하는 용융액의 낙하지점에 방화포를 설치해 화재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소화기와 화재감시인을 배치해 용접 작업 중 화재 발생을 철저히 감시하여 발화 시 초기 진화하고 ▲작업장 주변 작업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용접 화재 중 정작 대응이 어려운 화재는 용접 회로에서 발생하는 누설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줄열이나 전기 스파크에 의한 발화다. 이 형태의 화재는 실제 용접작업 관련 화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소된 화재 현장에서 원인을 찾기 어려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용접 작업은 용접부의 산소접촉을 차단하는 보호가스를 용접봉의 피복이 연소하면서 생성하는 용접봉 용접(교류아크용접, DC인버터 아크용접)과 보호가스를 용접토치를 통해 별도로 공급하는 보호가스 용접으로 구분할 수 있다. CO2 용접 등과 같이 보호가스를 사용하는 용접기는 전원 스위치가 용접 토치에 취부돼 있어 용접작업이 진행될 때만 어스와 홀더에 전압이 가해지기 때문에 어스와 홀더 사이의 감전이나 화재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류 아크 용접기나 DC인버터 아크 용접기의 경우 별도의 전기 스위치가 없어 용접기에 전원이 투입되는 즉시 70~95V의 전압이 홀더와 어스 사이에 직접 인가된다. 이 상태로 인체 접촉 시 감전사고를 유발하고 어스와 홀더 사이에 비정상 통전 경로가 연결되면 큰 전류가 흘러 줄열 화재를 유발하며 비정상 통전 경로가 간헐적으로 형성될 때 발생하는 전기 스파크가 발화원이 된다.

용접작업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대부분이 이런 형태로 발생하고 있지만 화재 발생에 대한 직관적 인지가 어렵고 화염에 의해 해당 설비가 소손돼 현장 조사가 어려워 불티비산에 의해 발생한 화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 형태의 화재는 용접작업 중 용접 전류가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 누설될 때 발생하고 용접 작업부와 멀리 떨어져 있는 불특정 다수의 지점에서 산발적인 화재가 발생해 현장을 패닉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이 형태의 화재는 원인미상의 화재로 오판하거나 용접 용융액의 비산으로 발생한 화재로 오인하여 실질적인 대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매우 높다.

아래에 기술한 7가지 안전 조치를 통해 용접 누설전류에 의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1. 용접부 양단에 어스 클램프 이중접속(등전위 형성, 누설전류 차단)

2. 용접부와 어스 간격 최소화(누설전류 발생 범위 억제, 누설전류 저감)

3. 모재와 어스의 전기적 접촉 강화(클램프형, 바이스형, 자석형 어스 사용)

4. 용접 모재와 접촉해 전기적 통전 경로를 형성하는 시설물 절연 조치(누설전류 경로 차단)

5. 배관 용접 시 어스 접속 측 배관부터 용접비드(Bead) 생성(누설전류 저감)

6. 기시공 시설물에 부재 용접 시 부재 측에 어스 접속(누설전류 경로 제한으로 누설전류 저감)

7. 자성체 대구경 배관 용접 시 마그네틱 스위치형 어스, 비자성체 대구경 배관은 쇠사슬 체인을 이용하여 용접부 인근에 어스 접속(누설전류 발생 범위 억제, 누설전류 저감)

위에서 열거한 대책 중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예방대책은 1항이다.

용접기 자체의 안전조치로는 용접기 외함에 보호접지를 설치하고(220V/100Ω, 440V/ 10Ω 이하), 용접기 전원 측에 누전차단기를 설치한다. 용접기의 보호접지를 통해 누설전류가 대지로 흐르면서 누전차단기가 동작하므로 보호접지와 누전차단기가 상호 보완적 관계로 작용한다.

교류 아크 용접기와 DC 인버터 아크 용접기에 전격방지기를 설치한다. 전격방지기는 용접작업이 멈춘 무부하 상태에서는 홀더~어스 전압을 30V 이하의 안전 전압으로 다운(Down)시켜 감전과 화재를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격 방지기가 용접 정지 상태에서 용접 개시 상태로 변환될 때 발생하는 지연시간(약 0.06초) 때문에 용접기의 성능 저하로 오인한 용접사가 전격방지기를 오프(off)시키는 일이 빈번하므로 용접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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