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코로나19 확진자가 3월 4일 0시 기준 5000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30명을 넘어섰다. 나라 밖 상황을 보면, 가장 많은 확진자를 배출한 국가는 중국으로 8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도 3000명가량이나 된다.

그 다음이 우리나라고, 그 다음이 이탈리아, 이란, 일본 순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는 감염 검사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이들 국가 순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당장 이란의 경우 감염 검사를 본격화 하자 확진자수가 우리나라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란 보건부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키트와 장비를 들여와 검사를 본격화하자,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난 건데, 현지 시간으로 2월 3일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하루 사이 835명(64% 증가) 늘어 2336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첫 확진자 2명이 나온 뒤 하루 증가 폭으로는 이날이 가장 많았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검진자 수(數) 면에서 단연 세계적 수준이다. 3월 3일 0시 기준 12만1039명으로, 다른 나라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수 천 명 수준이거나 수 백 명 수준이다.

당장 미국이 최근까지 400여 명 검진 통계를 보여주다, 최근 그 조차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러다보니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이 한국에서 2%대로 가장 낮은 반면, 미국과 일본은 10%를 넘는다고 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472건 통계를 발표했는데, 검사를 몇 명 못하다보니, 지역별 ‘추정 확진자’까지 포함해도,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백여 명에 불과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미국의 확진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다 CDC는 돌연 코로나19 검진자 수 공개를 중단했다.

외신들은 우리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2월 24일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어떻게 통제 불능이 됐는가’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배경으로 뛰어난 진단 능력과 언론 보도, 민주적인 시스템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 내 일부 지역에 ‘드라이브 스루(Driving Through)’ 방식의 선별 진료소에 대한 평가가 좋다.

하지만 국내 언론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많은 언론은 정부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 ‘중국인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게 잘못이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야당은 이에 화답하는 형국이다.

코로나19 명칭에 대해서도 일부 보수 언론은 여전히 우한 코로나로 부른다.

처음에는 우한 폐렴이라고 했다가, 최근 우한 코로나라고 부르는데, 질병관리본부와 여타 언론이 코로나19라고 명칭하는 것과 대비된다.

미래통합당도 ‘우한 코로나19’라고 부른다. WHO는 질병 이름에 특정 지역명을 쓰게 되면 혐오, 차별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지역명 없는 질병 이름을 권고하고 있는데 말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언론사간 보도의 시각차, 표현차이가 누적돼서인지, 응답자가 지지하는 정당, 이념에 따라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일~27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응답률 1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걱정된다는 응답이 77%였는데, 그 중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의 경우, 보수층에서는 62%, 진보층에서는 29%로 극명한 온도차를 나타냈고, 정부대응에 대한 평가에서도 진보층이 62%가 긍정평가를 한 반면에, 보수층 26%만이 긍정평가를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좌파도 우파도 아닐 텐데, 보는 시각에 따라서 그것이 왼쪽에, 또는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듯싶다.

어찌됐건 빨리 코로나19 백신이 마련돼서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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