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른 탈원전과 석탄화력 발전의 축소로 전기의 공급과 판매를 책임지는 한전과 발전회사 등 전력사업자들이 산업용 전력수요 감소라는 여건하에 엄동설한 경기에 노출돼 그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음이 작금의 상황이다.

사물이나 사안을 대할 때 각자의 쌓아 온 경험과 처한 상황과 입장,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듯 자신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편협성으로 현실과 이상의 괴리만큼이나 태양광발전에 대한 논란이 목하 핫하게 진행 중이다.

사회적 이슈인 태양광발전(PV, photovoltaic)에 대해 공부할 기회로 여겨, 사외이사로 일하는 한전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철원의 건설현장 견학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다. PV 사업은 발전의 간헐성과 발전량에 비해 넓은 면적을 차지함으로써 환경에 주는 부하가 큰 문제는 차치하고, 경사가 심한 녹지의 훼손과 시공 후의 관리부실 등이 자주 지적됐다. 나아가 ESS의 잦은 화재 원인의 규명과 대책의 불충분,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정책적 사업목표 달성과 REC라는 형태의 보조금이라는 화수분을 노린 일부 사업자의 무리한 추진과 환경 영향에 대한 이견이 상존하는 내수면 태양광추진이 주요 쟁점이다.

6.25 접전지와 한탄강의 빼어난 경관으로 익숙한 철원은 천연기념물로 하얀 자태가 아름다워 학춤의 춤사위로 사랑을 받아 온 두루미(鶴), 재두루미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의 도래지라는 유명세로 탐조객들이 찾는 곳인데, 아쉽게도 내가 찾은 곳은 학의 우아한 자태보다는 산자락에 PV들이 여러 곳 보였다.

산비탈을 깎아 경관을 훼손한 흉측한 사례도 자주 보며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터라 마음을 졸였는데, 두루미발전소는 건설과 관리에 지자체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우선 부지선정이 적정했고, 지난해 6월 정부의 화재 원인조사에서 지적한 ESS 설비의 부실한 보호·운영·관리 때문이라는 다소 모호한 발표에도 충분한 대응책을 세우고 있었다.

주지하듯이 태양광발전은 ESS, PV, PCS와 배터리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PV에서 낮(10~16시)에 발전된 전기를 PCS에서 직류로 바꿔 배터리로 구성된 ESS에 저장했다가 다시 교류로 변환해 한전 계통으로 보내는 구조다. 이미 시공이 끝난 PV, PCS, 배터리의 경우 천장의 결로방지와 바닥 단열 시공은 물론 6일 정부 조사단 2차 발표에서 화재의 대체적 원인으로 지목한 배터리도 화재가 발생한 제품과 무관했고, ESS도 한층 강화된 3중 소화시스템으로 안전성을 크게 높인 점이 눈에 띄었다.

무절제한 남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 궁극적으로는 친환경에너지를 지향해야 하는 현실에서 무엇보다 관여하는 회사가 추진 중인 PV의 안전성을 확인하게 돼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적정한 부지와 일조량, 발전시간이 기준을 넘고 환경친화적인 PV는 적극 추진하되, 부적절한 입지에의 무리한 추진은 철저히 차단해야 함을 느꼈다.

값이 싸다고 검증이 안 돼 품질이 의심스러운 외국산 기자재를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목표 달성에만 치우친 사업추진은 지양하고, PV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진지한 노력을 하면 주민들의 반대도 줄고 사업성도 확보될 것이다.

나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PV 폐기물 사후처리에 대한 적극적 사전 대책수립과 보조금 없이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준의 기술력 향상과 경제성 제고도 필요하다. 결국, 보조금은 공짜가 아닌, 세금이거나 소비자의 추가부담인 것이다.

한편, 아름다운 한탄강변에 위치한 고석정(孤石亭)을 둘러보고 맛본 맛깔나고 소담한 향토 음식은 장시간 버스를 타고 다닌 바쁜 일정에 즐거움과 여유를 덤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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