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택 인천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강승택 인천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코로나’하면 여러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이 단어를 키워드로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하면, 단연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먼저 튀어 나옵니다. 공중파 방송, 뉴스매체, 장르 불문하고, 감염자, 확진자, 무증상 전염 가능성,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중국 곳곳의 악화일로 상황, 우한거주 교민들의 귀환과 관찰을 위한 격리조치, 서방 몇 개국의 중국발 중국행 비행편의 중단조치, 마스크의 품절, KF(Korea Filter) 80 등등의 말들과 우려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듭니다. 중국인들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들의 야생동물 요리 특히 박쥐요리 문화를 혐오스럽게 보도록 선동하는 서방 언론이나 코멘터리가 나오고, 우리나라 정부가 관광산업의 봉이라 여겨지는 중국인들의 유입을 극하게 차단하지 않는다고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몰랐으면 차라리 마음 편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일기예보와 휴대 전화기 알림으로 매일을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인더스트리 v4.0’도 아닌 ‘바이러스 v5.0’(SARS, A.I. ZIKA, Ebola에 이어)까지 출현한 이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 곳곳이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 광역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니, 발원지에서 멀리 떨어져 바쁜 임무를 완수하며 사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란 것인지, 머리를 감싸 쥐게 합니다.

코로나는 바이러스로 맹위를 떨치기 전에, 맥주 브랜드 이름과 과학 용어로 널리 알려져 있었죠. 태양이 가려지는 일식 때, 검은 원 가장자리에 방사상의 모양의 가는 선이 코로나입니다. 태양이 핵융합을 하며 생명을 유지하는데 이 때 필요로 하고 그에 의해 발생되는 플라즈마 다발이 코로나입니다. 천문연구소에서 태양을 이미지 처리한 영상에서 태양 표면의 기이하고 멋진 다이나믹스를 볼 수 있는데, 선들의 대부분이 코로나입니다. 이 코로나도 자신의 이름이 바이러스의 이름으로 쓰일지 알았겠습니까? 세균학자들이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이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보니, 동그란 구에 바늘이 뾰족하게 방사상의 모습으로 붙어 있어 태양의 코로나를 유추하게 된 것이랍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꺼려지는데, 우리 지구를 밝혀주는데 일조하는 태양의 코로나는 쓸 만한 것이죠.

코로나는 전기분야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 질까요? 고전압을 낮춰주는 변압기와 연결선에서 발생하는 방전, 수송하는 전력의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로서, 코로나 방전이라고 있습니다. 대전되어 있는 금속선(케이블 금속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을 둘러싼 공기나 유체와 같은 절연체의 이온화가 유도되어 수송방향이 아닌 쪽으로 전하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전달되어야 전하들을 잃어버리는 것은 안 좋은 것이니, 코로나 방전도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꺼림의 대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무선통신 시스템 하드웨어, 안테나를 개발하면서 코이 현상을 신경 쓸 필요가 없으나, 국내의 전력선 제조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방전 무선센서를 개발하면서 코로나 방전 발생과 감지장치와 수신척도를 경험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눈으로 코로나 방전이 태양의 코로나의 모습과 유사한지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력선 설비의 코로나 방전이나 태양의 코로나 방전 모두 플라즈마 현상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답니다. 플라즈마를 언급하다보니 에너지가 떠 오르고, 선진국에서 얘기하는 에너지를 태양으로 받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각이 옮겨 가는군요.

사실 태양광 발전은 후진국일수록, 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를 하는데 경제적 혜택이 없는 국가가 더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데, 태양광 판의 수명관리, 폐기물 처리, 환경과의 조화 등 이런 부분만 더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없는 대체 에너지 기술입니다. 가만히 둬도 빛과 열을 지구로 끊임없이 보내고 있는 태양의, 이 복사 에너지를 작물을 키우고 해수욕장에서 선탠하는데만 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말랑말랑한 소프트웨어만 평생 추구할 것 같았던 빌 게이츠가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 핵융합 기술입니다. 방사능 폐기물이 항상 따라오는 핵분열과 다른 벡터의 에너지 발생 기술입니다. 물리학 책이나 자료를 읽을 때 핵융합 기술은 플라즈마가 기본이며, 태양을 흉내내려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플라즈마는 자기장 다발 즉 자속의 분포, 세기에 의해 그 품질이 정해집니다. 태양의 코로나 역시 자기력선 층에서 뛰어다니고 있고, 이 코로나에 의해 시간변화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이는 전기자기파로 발전되어 빛과 다양한 선(Ray)들을 태양계 식구들에게 전파합니다. 태양과 행성들 사이에는 끈이 없어도 즉 전력선이 없어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진공공간을 지나며 전해집니다. 필자가 교류하는 핵융합 연구소에 무선센싱기술을 강의하던 날, 핵융합용 토카막의 광경을 접하고 ‘아이언맨 1’의 에너지 발생기(아이언맨의 가슴 중앙으로 들어가기 전 매우 큰 구조)의 모태라고 느꼈습니다. 고요한 듯이 푸르스름한 플라즈마가 자기장과 함께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더군요.

핵융합로나 태양광의 태양에서 코로나는 방사선을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방사선은 X-Ray만 봐도 의료기술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방사선을 인체에 조사시키는 것이 아니고, 극히 짧은 파장의 전자파인 방사선으로 바이러스를 비추어 구조와 구성을 제대로 알아낸다면, 그 정보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약품을 만들 수 있겠죠. 쓸모 있는 코로나가 나쁜 코로나를 무력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빠른 시일에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멀라 떨어져 보이는 영역인 전기공학에 서 있더라도 한 몫을 보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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