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버티지 경제참사관
마크 버티지 경제참사관

12월 초에는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이 휴일을 즐기며 2020년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들 중 몇 명이 우리 모두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스페인에, 그리고 2015년 파리협정의 기후목표달성이 가능할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됐던 제25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5)는 본래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규칙들을 마무리 짓고 2020년부터의 이행을 확정하기 위해 열린 것이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필수적인 파리협정 제6조 국제 탄소시장에 대한 결정과 같은 핵심적인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역대 최고로 길었던 COP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탄소 배출 감축을 약속하는 합의조차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의 노골적인 반대로 인해 결렬됐다. 주요 내용들은 내년 영국 글래스고 총회에서 재논의하는 것으로 미뤄 졌고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렸다.

몇몇의 총회 참석자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익을 해치는 것으로 간주하기에 이번 회의 지연을 통해 이들은 승리감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뉴스를 통해 매일 접하는 현재의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보면서 COP25의 결과에 실망감을 느꼈다. COP25의 로고는 지구종말시계를 통해 표현한 ‘인류 종말 2분 전’이었는데 이는 현재의 상황을 완벽하게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다.

COP25의 지구종말시계 로고는 기후행동의 긴급함과 기후 위기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하지만 COP25의 결과를 보면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미래세대들의 요구 및 과학 기반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시급성을 충분히 인지했는지 의문이다.

주요 배출국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그들이 기후행동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주요 변화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영국은 많은 변화들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가는 이 범 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영국은 2020년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글래스고에서 열릴 COP26를 통해 모든 국가들로 하여금 최대한의 기후변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다.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 Carbon Emissions)을 위한 도전적인 법적 목표를 세웠으며 다른 국가들도 이와 같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탄소중립 목표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넘어선 목표를 바라보고 모두를 위한 1.5℃ 달성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사회 모두가 동참해야 하며 지금이 바로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 기후행동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때다.

12월은 또한 내가 지난 여름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꺼낸 시기다. 서울에 살고 있는 세 아이의 아버지로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은 나의 하루 일과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등교 전 나는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곤 한다. 앞조차 잘 안보이는 날씨에 교복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끼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실내에만 있어야 하는 아직 갓난아기인 우리 집 막내이다. 바깥 외출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씌우려고 하면 마스크를 먹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의 국제 암 연구소에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초미세먼지의 경우 크기가 매우 작아 기관지를 지나 폐에 가장 많이 침착돼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이 고농도 시즌 때 석탄발전을 임시 중단하는 것과 같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환영한다.

석탄 발전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은 석탄 발전과 온실가스 배출의 연관성만큼이나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한 걸음 더 나아가 석탄 발전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지가 의문이다. 석탄 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의 영향을 이해하면서 어떻게 석탄 발전소 건설을 여전히 계획대로 진행 할 수 있을까? 석탄 발전의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석탄 발전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걸까?

나는 한국이 영국과 같이 더욱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기후변화 대응을 조속히 시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기업, 금융기관, 도시, 시민단체 그리고 학계 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6월 한국에서 개최될 제2차 P4G 정상회는 한국이 기후위기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P4G 정상회의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해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COP25의 슬로건 같이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