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김선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필자는 10년 전에 ‘IT 기술을 이용한 주거시설의 다양한 조명 연출 시스템에 관한 연구’ 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그 논문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대단위 주거단지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고, 자재도 풍부하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였다. 그렇지만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 간다는 의미로 시도해 보았던 것 같다. 얼마 전 스마트 인테리어 포럼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여 모 대기업에서 만들어 놓은 전시관을 관람하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통신기술도 발달하고, 조명기구도 LED와 같은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집안의 조명을 다양하게 연출하는 모습을 보고, 미래 조명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기술의 모체는 단순하게 전등만 켜고 끄는 것이 아니라, IT 기술을 적용하여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맞춤형 조명을 연출해 보자는 것이다.

먼저 ‘스마트 리빙 라이트닝 시스템’이다. 거실과 주방에 설치되는 시스템으로 전등의 디밍과 색온도(Color temperature)의 변화, 전동커튼 제어를 통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식사모드, 영화감상모드, 파티모드, 와인모드 등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것이다. 식사모드는 거실 커튼이 열리면서 거실의 모든 조명은 꺼지고, 식탁등과 주방등은 디밍 연출을 통해 서서히 켜짐으로써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영화감상모드는 거실 커튼이 닫히면서 거실간접등만 켜지고 다른 조명들은 모두 꺼짐으로써 TV를 시청할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티모드는 거실의 커튼이 열리고, 거실과 주방의 모든 조명이 켜짐으로써 전체적인 분위기를 밝고 쾌활하게 만든다. 와인모드는 거실 커튼이 닫히면서 거실등과 거실간접등, 주방등이 꺼지고 식탁등만 은은하게 디밍 연출이 되어 특별한 이벤트나 차, 와인 등을 마시는 분위기로 바꿔준다.

다음은 ‘스마트 바이오 라이트닝 시스템’이다. 침실에 설치되는 시스템으로 침실등 디밍 및 ‘Warm & Cool 조절’, RGB (Red-Green-Blue) 색상 변화를 통해 사용자의 바이오리듬에 맞게 기상모드, 취침모드, 휴식모드, 학습모드 등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것으로 우울증이나 정서불안, 시차적응 등을 치료하기 위해 라이팅 테라피(Lighting-Therapy)를 실생활에 적용한 것이다.

기상모드는 아침에 갑작스럽게 조명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 서서히 떠서 밝고 화창한 아침의 분위기가 되는 것과 같이 일정시간 동안 디밍 조절하여 정해진 시간에 상쾌하게 기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취침모드는 편안한 심신 안정을 위해 조명을 어둡게 디밍 조절하고 서서히 꺼지도록 하여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조명을 조절해 준다. 휴식모드는 휴식, 영화감상, TV시청, PC를 사용할 경우에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시력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조명으로 부드럽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학습모드는 공부할 때 피로감을 덜어주고 집중력을 높여 줄 수 있는 녹색, 청색 중심으로 조명의 색온도와 조도를 조절하여 사용자의 생체리듬에 맞춰 방의 분위기를 조정한다. 더불어, 화장실은 향공조설비와 소독을 할 수 있는 적외선 전등을 설치하고, 화장대와 드레스룸은 자연스러운 화장과 코디를 할 수 있도록 조명을 바꾸기도 한다.

이와 같이 조명은 단순하게 어둠을 밝혀주는 특정 기능만을 담당했던 전등이 아니라, IoT를 탑재하여 친환경적이고, 에너지를 절감해주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또한, 사람이 조명을 통제(Control) 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이 사용자를 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캄 테크(Calm Tech) 기술이 적용되어 더욱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에너지를 절감해 주는 조명으로 변신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