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활동 중 사회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높은 게 언론 보도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예전만 못할지 모르나, 언론은 다루는 사안의 중요도 측면에서나 여론을 주도하는 파급력 면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기본적으로 언론의 공식적, 공익적 속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과의 대면 상황이 뭔가 불편하고 낯설기 때문이다. 언론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수 많은 관객을 앞에 두고 무대 위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 든다. 특히 방송 카메라가 있는 경우, 대부분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문제는 언론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간혹 방송에서 인터뷰를 거부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당사자는 거부하고 회피했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게임이라면 차라리 승수를 높일 방안을 찾아보는게 현명하지 않을까? 게임도 시작하기 전에 피할 생각부터 하면 지는 게임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겨라는 말이 있듯이 불가피할 경우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낫다.

우선 게임의 룰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언론인터뷰는 언론(인터뷰어)이 ‘듣고 싶은 말’과 당사자(인터뷰이)가 ‘하고 싶은 말’이 만나는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다만 위의 방송 예시처럼 언론이 일방적으로 시작해도 게임은 성립하고,반대의 경우, 당사자가 원해도 언론이 거부하면 게임이 성사되지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게임이라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게임의 형식은 크게 일대일 인터뷰나 일대다 인터뷰(기자간담회, 기자회견)가 있는 데, 질문하는 측과 답변하는 측의 양 진영으로 나뉜다. 스포츠 경기에 비유하면 일대일 인터뷰는 권투경기, 일대다 인터뷰는 축구경기에 가깝다.

축구경기에 공수가 있듯이, 질문하는 측(공격)의 의도대로 기사가 나오면 골을 허용하는 것이고, 답변하는 측(수비)의 메시지가 기사에 반영이 되면 골을 넣고 이기는 것이다. 물론 무승부도 있다. 여기선 언론과의 게임에 필요한 세 가지 기본기(원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PREP(Point-Reason-Example-Point)이다.

메시지 궤도주행이라고도 한다. 얘기하고 싶은 요점(point)을 가장 먼저 전달하고, 이유와 배경(reason)을 얘기한 뒤, 이를 뒷받침할 근거(example)를 제시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는 두괄식이며, 언론 보도방식과 같은 ‘역피라미드 형식’이다.

이런 식이다.

“사장님, 제 월급 올려주십시오.(요점) 지난해 정말 열심히 일하고 목표도 초과달성 했지 않습니까?(이유) 인사고가평가에서 보듯이, 제가 매출목표 대비 30% 초과달성했습니다.(근거) 그러니 올해에는 20% 임금인상 부탁드립니다.(요점 재강조)”

두 번째는 ABC(Acknowledge/Answer the questions; Block and Bridge; Communicate your messages)다.

‘먼저 상대의 질문을 잘 경청하고 인정하되 거기에 머물지 말고 주제를 내가 얘기하고 싶은 쪽으로 옮겨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다시 축구 경기로 설명하면 상대의 질문에 답변을 잘 하면 골을 막은 것이고 더 나아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내가 공격 포인트를 얻어 골을 넣는 것이다.

세 번째는 KISS(KISS, Keep It Simple and Short)다.

간략하고 짧게 말하라. 어차피 많은 말을 해도 다 반영되지 않고, 그나마 하려는 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 한 가지 S를 붙인다. 부드럽고 설득력 있게(Sweet)이다.

물론 스포츠 경기에서 기본기만 갖고 이기는 것은 어렵다.

전략전술과 정신력이 필요하고, 훈련과 연습으로 기초체력을 쌓아야 하며, 때로는 상대를 속이는 트릭과 잔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기본기가 갖추어진 뒤에야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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