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버티지 
주한영국대사관 경제참사관
마크 버티지 
주한영국대사관 경제참사관

나는 아름다운 충남에서 한국 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아직도 안면도의 아름다운 해변과 소나무를 추억하곤 한다. 충남의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장밋빛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 지역에 한국의 석탄발전소가 절반 이상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석탄발전소는 전세계에서 40%의 전력을 생산하고 전세계 이산화탄소배출의 45%를 뿜어내면서, 기후변화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석탄발전의 퇴출은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고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순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10월 충남이 2050년까지 석탄을 퇴출하고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매우 기뻤다. 현재의 상황에 도전하고 에너지전환에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겠다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결정이 바로 현 시점에서 요청되는 접근방법이다. 나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한국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월 송도에서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 (IPCC) 회의를 이회성 의장의 리더십 아래에서 개최했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발표한 1.5°C 특별보고서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적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별보고서에서 강조한 것처럼, 지구평균온도 2°C 상승은 재앙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전세계 99%의 산호가 사라질 것이고, 기상 시스템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워 질 것이다.

이는 홍수, 가뭄, 폭염을 불러올 것이며, 이는 수억명의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수십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식량과 식수부족의 위협을 당할 수 있다. 폭염의 위험은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여름을 보내며 더 잘 알게 됐겠지만, 더 심해질 수 있다. 한반도는 영국처럼 해수면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각국의 배출저감 약속들이 지켜지더라도, 2100년까지 3°C가 넘는 온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영국에서1.5°C 특별보고서의 내용은 헤드라인 뉴스였고 즉각적으로 영국의 기후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 정부는 영국 기후변화위원회, 즉 기후전문가들에게 영국이 배출제로에 도달해야 하는 시기가 언제가 돼야 하는지를 자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원회는 2019년 3월에 영국의 장기적 배출저감 목표를 재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이상하리만큼 이에 대해 무관심했다. 기후변화는 미래 세대뿐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도 가장 심각한 공통적 위협이다.

현재 전세계의 기후변화 관련 커뮤니티들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24차 당사국총회에서 모여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강력한 규칙(rulebook)을 만들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더 높은 감축목표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탈라노아 대화(Talanoa Dialogue)라고 불리는 이행점검(stocktaking)을 통해 모든 국가들이 가장 최근에 발표된 기후변화 과학에 근거해서 그들의 국제적 약속을 재점검하고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기후변화를 더디게 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전향적인 접근법을 갖게 될 기회다. 이 길을 가는 데에 저항이 있겠지만,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목표를 높여야만 한다.

세계는 거침없이 저탄소 경제로 움직이고 있다. 저감목표를 높이겠다는 신호는 한국에도 경제적인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저탄소라는 새롭고 역동적인 경제분야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적인 공급망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휘발유와 디젤 차량의 퇴출 시기를 정하고 있다.

영국은 2040년까지 이들 차량을 퇴출할 것이다. 영국과 한국이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배터리 기술의 미래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한국과 매우 가까운 동남아시아의 거대한 시장이 더욱 커져감에 따라서 수출 기회 또한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 대처의 선도국으로, 영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저탄소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 건설, 그린 파이낸스, 제로배출 차량과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에 강점이 있는 영국은 한국과 함께 저탄소 성장을 이루기 위한 협력을 하기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은 안면도의 아름다운 해변과 소나무를 미래에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