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홍기 삼정 KPMG 부대표·경영학박사
배홍기 삼정 KPMG 부대표·경영학박사

국내 전력회사들은 신성장전략의 일환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2009년 이후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왔다. 국내 대표적인 전력회사인 한전은 필리핀, 요르단, 중국, 베트남 등 전세계 24개국, 36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발전설비 지분용량은 약 8GW이다. 국내 전력산업의 해외 진출 현황은 이미 2000년대 후반에 해외 매출 비중이 약 60%에 도달한 글로벌 TOP TIER 전력회사들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전력회사인 EDF나 E-ON의 단순 해외 매출 비중은 대부분 50%를 초과하고 있고 해외보유 발전소 발생 전력량 또한 50% 전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상당한 글로벌화를 이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전력회사들은 해외 진출 시 각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진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전력시장을 시장 수요 및 성숙도에 따라 보면 통상적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시장은 ‘BABY’ 시장, 중남미 일부와 중동 지역은 ‘TEEN–AGER’ 시장, 북미, 유럽 등은 ‘MID-AGED’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BABY’시장의 특성은 발전, 송전 등 전력산업 전 분야의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이 부족해 신규발전소 건설이나 노후발전소 개·보수, 지역간 송배전망 연계사업 및 석탄화력 및 수력발전소 건설 등이 유망 진출 분야로 볼 수 있다. ‘TEEN-AGER’시장은 취약한 제조업 기반으로 인해 건설 및 장비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국영 전력사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향후 IPP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발전소 건설, 기자재 업체 진출 및 장비수출 그리고 새로 발주되는 PPP/IPP 프로젝트 등이 유망 진출 분야로 볼 수 있다. ‘MID-AGED’시장은 다수의 민간사업자 중심시장이며 신재생과 원자력에 집중된 전력시장 특성을 갖고 있어 노후발전소 개·보수와 동유럽 등 일부 시장의 원전진출 등이 유망 진출 분야로 생각된다.

해외시장 진출 시 대상국가의 정치/행정, 금융,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리스크에 대한 사전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BABY’시장은 불안정한 정치환경, 각종 규제, 현지 금융시장의 미발달, 낮은 국가신용도로 인한 제한적 자금조달, 수송/통신 등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한 연료수급 비용의 증가 등이 사업 리스크로 볼 수 있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자금조달방안의 선 확보와 현지 파트너쉽을 통한 위험완화방안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TEEN-AGER’시장은 외국업체간 가격경쟁 유발이 성행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사업이 제한되고 있으며 2014년 이후 지속된 저유가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 자연재해, 불법 파업 등의 문제를 시공사에 전가하는 등의 위험이 있어 철저한 사전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가 필수적이다. ‘MID-AGED’시장은 탄소배출 등 환경에 대한 강력한 법/제도적 규제가 존재하고 공급과잉에 대한 사업성 하락 리스크가 있어 환경규제준수 및 사업타당성에 대한 사전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진출의 핵심성공요인은 가격경쟁력, 자격증 보유 및 시장정보력이 필수적이며 각 시장유형별로 각각의 성공요인 중요도가 상이하다. ‘BABY’시장과 ‘TEEN-AGER’시장의 경우 가격경쟁이 매우 치열하여 EPC비용애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저리의 자금조달역량이 필수적이고 양질의 자격증 또한 매우 중요하며 불투명한 시장특성상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관계로 네트워크 및 정보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MID-AGED’시장은 가격보다는 친환경 등 녹색기술 등의 중요도가 높고 자격증의 경우도 조건이 까다롭고 고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으나 투명한 시장환경으로 시장정보력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2년에 중부발전과 두산중공업, 삼탄,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일본의 마루베니, JBIC, MUFJ 등과 컨소시움을 구성하고 입찰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CEP 입찰사례는 ‘BABY’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저금리 자금조달력, EPC가격 경쟁력, 안정적 원료수급 능력을 확보하여 사업자의 요금경쟁력으로 사업권을 확보한 대표적인 우수사례다.

우리나라 전력회사들도 각 시장 별 진출전략과 가격경쟁력 및 자격증 보유, 시장정보력 등 3가지 핵심경쟁력을 확보해 전세계 전력시장에서 성공적인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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