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우 ㈜파인테크닉스 사장
김근우 ㈜파인테크닉스 사장

해마다 연말이면 많은 언론과 경제 연구소, 전문가들이 소위 시장 전망,트렌드 전망이라고 하는 것을 내놓는다. 2018년의 전망은 어땠을까. 소확행, 워라밸, 케렌시아 등 많은 단어들이 떠오르지만 필자는 올해의 LED조명시장을 적자생존이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나라장터 등록 기준 740개, 민수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약 2,000여개의 LED조명업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선전해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시장의 축소, 공장 및 제조분야의 구매력 감소로 대다수 업체 들이 조달시장에 집중해온 것도 사실이다.

조달시장 또한 나라장터 구매 외에 렌탈, ESCO 사업 도입 등으로 시장이 축소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황금돼지의 해라는 2019년 LED분야에서도 유독 치열한 레드오션인 LED조명업계가 황금돼지꿈을 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년 간 현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의 고민이자 이 글을 읽고 있는 수많은 관계자들의 고민이기도 한 부분이다. 또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의 경영자로서 느끼는 막중한 책임감이기도 하다. 이에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독창적인 제품의 개발이다. 필자의 회사가 2012년에 출시한 공장등의 외형은 당시에는 방열을 극대화한 제품의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이에 많은 업체들이 당사 제품의 외형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모방제품의 품질이 낮았고 당사는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관련 기술을 전 제품군에 도입하는 등 많은 투자와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아무리 다양한 플랫폼과 기발한 방식의 마케팅을 동원해도 제품의 독창성과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시장은 외면한다.

둘째, 환경친화적 제품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도 환경표지, 녹색기술, 녹색제품 등 다양한 인증제도를 통해 친환경제품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해당 인증을 받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대비해서 제조사들이 느끼는 지원효과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녹색기술, 녹색제품, 환경표지 LED조명을 구매했을 경우 에너지 절감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는 고효율인증제품을 구매했을 경우에만 세액공제 혜택(일회성, 투자액 공제비율: 대기업1%, 중견기업 3%, 중소기업 5%)을 주고 있는데 이 제도는 그대로 두되 추가로 녹색제품, 환경표지 제품에 대한 친환경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제품의 환경친화적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2060 프로젝트의 성공적 달성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판단된다.

셋째로 데이터와 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마케팅 툴과 구매 플랫폼의 다양성 구축이다. 현재까지는 대다수의 구매와 판매가 B2G는 나라장터, B2C는 홈쇼핑, 조명유통상,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전체 구매 비중의 65%, 약 6조원(2018년 9월 통계청,온라인쇼핑동향조사)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더 많은 고객의 확대와 시장 창출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단적인 예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6개월, 1년 이내 구매가능 고객과 판매 가능 제품을 분석할 수 있고 이를 영업 및 제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품의 SMPS나 배전반에 센서를 부착해두면 제품 점검 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범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가로보안등처럼 교통량, 치안상황을 측정하고 원격 점검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된다면 상권분석, 범죄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고객에게는 조명이 에너지 절감효과뿐만이 아니라 정보와 데이터 허브로서의 가치를 부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판매망의 다양성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방식을 벗어나 조명의 특성에 맞는 금융구매상품 개발, 골프장, 체육시설, 대형제조시설에 사용된 특수 LED조명제품 및 조명시스템의 검증된 직거래 장터 구축 등의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사후관리시스템의 강화다. 사후 관리시스템은 필자가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체계적인 사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 AS처리를 외주로 진행하거나 제품을 일대일로 교체하는 수준이다. 이는 업계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로써 가뜩이나 불황인 LED조명업계의 공멸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필자의 회사를 예로 들면 전담 cs 팀을 운영해 제품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의식을 높이고 있다. 필자가 CSO(Chief Service Officer)가 돼 각 부문별 부문장들이 제품 불량진단, 고객대응 팀장이 되어 책임지고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단순히 제품 불량을 고치는데서 끝나는게 아니라 불량의 원인을 백서로 만들어 주단위로 자체 품평회를 갖고 영업, 품질, 연구소가 한자리에 모여 불량의 원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수년 간 이런 대응이 누적되어 지금은 파인테크닉스=고품질 LED조명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고 감히 자신할 수 있다.

수년 간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매년 느끼는 바지만 제조업은 생존과의 사투라고 생각한다. 특히 2019년은 조명업계의 적자생존이 그대로 나타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나라장터 상위 10개 업체의 순위를 볼때면 필자의 회사를 비롯한 상위 1~2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매년 반짝하고 사라지는 업체들이 많았다. 그만큼 치열하다 못해 혈투라고 표현할 만큼 뜨거운 대한민국 LED업계의 2019년이 황금돼지꿈을 꾸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근우 ㈜파인테크닉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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