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없고 시장 잠재력 커...50만기 충전소 구축 중
국내 충전 기업에 호재...현지 업체와 협력해 적극 공략

 EVgo의 급속충전기. (사진=EVgo)
EVgo의 급속충전기. (사진=EVgo)

[전기신문 오철 기자] 최근 미국 의회가 75억달러(약 8조8500억원)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으로 배정한 가운데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체들의 미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 시장과 달리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없는 데다 현지 업체들이 주로 제조가 아닌 운영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개를 추가 구축 중인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미국은 전기차 장거리 운행을 가능하게 할 고속도로 충전소 확대를 위해 50억달러를 배정했다. 25억달러는 연방 보조금 형태로 전기차 충전소나 수소 충전소와 같은 대안 연료 기간시설 확대 용도로 투입된다. 거기에 통학버스 전기화 사업(25억달러), 항만 전동화사업(22억5000만달러) 등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 업체들은 이미 북미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시그넷이브이는 이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A)와 이브이고(EVgo) 등 북미 주요 충전 업체에 충전기를 납품하고 있다. 현재 A/S센터를 운영 중이며 내년 미국 내 조립(어셈블) 생산 공장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인프라예산법 의회 통과를 호재로 생각하며 2개 업체 외에 타 현지 업체와도 충전기 공급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제어도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중앙제어는 미국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BTC파워와 급속 충전기 개발 및 원천기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초급속 충전기 제품군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영채비도 미국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내년까지 충전기 조립 생산 공장을 구축, 가동해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충전기 제조·판매에 그치지 않고 현지 충전 운영 사업에도 직접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EA 등 현지 업체와 협력은 물론 다각적인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클린일렉스도 급속충전기 수출을 두고 텍사스 현지 업체와 협의 중이다.

최근 텍사스는 테슬라 본사 이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건설 예정 등 다양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클린일렉스는 현지 업체와 함께 사업소 주차장, 대형마트, 공항 등에 필요한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차지인은 현지 충전기 제조사를 대상으로 충전 플랫폼 공급을 진행한다. 현지 업체와 합작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완속충전기 관련 SI 사업을 진행하고 아마존에 과금형 콘센트도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태양광 업체와 LED 업체가 충전 사업 진출에 앞서 차지인을 파트너사로 낙점했다. 소프트웨어 구축과 운영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충전 인프라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이 크다. 국내 업체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만 현지 민간업체와 정부 간 협의가 활발하고 지역별로 인센티브 프로젝트 내용이 달라 진출 지역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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