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전기설비학회 추계 워크숍 성료…4년 간 회장 임기 ‘종지부’
국가건설기준 내년 개정, 학회가 주관기관으로 참여 성과
인력 수급 문제는 ‘숙제’, 교육기관서 해결법 찾아야

김세동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학회장
김세동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학회장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지난 2017년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제 14대 회장으로 선출돼 14~15대 회장직을 역임한 김세동 회장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조명전기설비학회 추계 워크숍’을 끝으로 임기 내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김 회장은 1981년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으며 20년 동안 한전과 건설기술연구원에서 현장실무와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좋은빛 위원회 위원, 원가조정거버넌스 위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지식경제부 에너지시설 안전점검 민관협동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으며 조명전기설비학회에서는 학회 논문집 편수이사와 학술대회 학술이사, 학회 창립 20주년 편집위원회 집필위원, 부회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학회장직을 수행했다.

조명전기설비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와 함께 2019년 한 차례 회장직을 연임하며 총 4년의 임기를 수행한 김 교수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4년 임기의 마지막 공식행사를 끝마쳤다. 기분이 어떤가.

“굉장히 홀가분한 기분이다. 그동안 회장직을 수행하며 업계 소통과 학회 발전을 위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는데 이제는 이런 부담을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학회 회장직은 단순히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것뿐 아니라 산·학·연·관이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이 있는 자리다. 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한 학자들과 새로운 정보를 찾는 업계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며 업계 수요 파악과 콘텐츠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앞으로는 전면에서 업계를 이끌어 왔던 지금까지 모습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담 없이 업계를 응원할 수 있게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다.”

▶학회장직을 수행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4년 전과 지금의 학회 모습을 비교해 보면 학술발표의 깊이가 깊어졌을 뿐 아니라 산·학·관·연의 관계가 기존보다 활성화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 학회를 학계와 산업계만의 장이 아닌 관·연이 함께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학술대회가 진행될수록 많은 기관들이 학회를 정보 공개와 정책 방향 소개의 장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행사가 일부 축소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기술교류의 장이 더욱더 확대될 수 있었을 텐데 계획했던 것만큼 행사를 활성화시키지 못한 것은 아쉬운 기억이 될 것 같다.”

▶회장직을 수행하며 그동안의 성과를 꼽는다면.

“국토교통부 국가건설기준 전기설비분야에 우리 학회가 주관기관으로 지정돼 통합코드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국가건설기준은 지난 2018년 한 차례 고시됐으며 내년 상반기 개정을 목표로 현재까지 학회 전문가들이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 학회의 전문성과 업계 대표성을 인정받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국가건설기준 안에는 수변전설비, 조명설비 등 코드가 굉장히 다양한데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기관이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우리 학회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총괄 책임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조명전기설비 분야의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 산업의 인력 수급 부족이라는 문제에 당면해 있다. 전기 관련 대학교육은 너무 기초와 이론에 치중하다 보니 전공자라도 실무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산학과 연계돼 교육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 대학 입학정원 수축 및 대학원생 감소 등 추세로 인해 인력 유입이 많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어떤 산업현장이든 가장 수요가 많은 인력이 조명과 전기설비 분야인데 대학이나 교육 기관에서 인력 배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수급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나.

“전기산업 분야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시대의 흐름인 듯하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과 학생들이 좋아하는 기술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 두 트렌드가 서로 매칭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전기공학은 통신 분야나 반도체 분야 등보다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한번 배워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장점을 학생들에게 부각시킬 수 있는 교과목과 프로그램을 만들면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떻게 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교육기관의 숙제라고 본다.”

▶앞으로 전기설비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조명 분야에서는 4차산업과 연계된 스마트조명 기술이 스마트홈·스마트시티와 융합돼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중국산 제품 및 기술 평준화로 인해 침체된 우리 조명 산업이 이를 계기로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전기설비 분야에서는 전기사업법, 전기안전관리법, 전력기술관리법, 전기공사업법 등 4개 법이 있는데 각 법에서 전기설비 기준들이 표준화돼 전기설비 업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기술 융합에 따라 산업 간 벽이 무너지고 융합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사료된다. 전기분야와 기계설비, 통신설비 등이 융합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보고 있으며 서로 인정하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전기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기관련단체협의회에서는 그동안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해 왔다. 이 법은 전기사업 전반을 다루고 있는데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에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학회의 명예회장으로서 꾸준히 뒷바라지할 예정이다. 사실 전기산업발전법이 통과되면 업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 철도, 통신, 공항 등 산업은 기본법을 가지고 있는데 전기 분야는 아직 기본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 만들어지고 인프라가 수립돼 왔다. 그러나 4차산업이 진행되고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며 사용자 설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발전소를 많이 짓는 것보다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이런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이 틀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원사들에 한마디한다면.

“4년의 임기 동안 산학연 관계자들이 학회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학회에 특별회원사가 100여 곳 되는데 모든 회원사들이 기술적, 정보적 지원을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또 조명과 전기설비 업체들도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큰 도움을 많이 주셨다. 학회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회원사들에 머리 숙여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학회와 산학이 더욱 긴밀하게 기술교류의 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명예회장으로서 적극적인 도움과 응원을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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