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안전관리 노하우.전문성’ 전수받고
안전기술원은 ‘안전 포트폴리오’ 구축하고
현장은 ‘세밀한 안전관리’ 지원받고 시너지 ‘창출’

세종시 부강면 일원에서 건설중인 154kV 세종분기T/L 건설현장에서 박종현 한국전기공사협회 충청사업소장과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관리 실태와 업계 애로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세종시 부강면 일원에서 건설중인 154kV 세종분기T/L 건설현장에서 박종현 한국전기공사협회 충청사업소장과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관리 실태와 업계 애로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충남 세종=전기신문 조정훈 기자]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10월의 어느 날. 한국전기공사협회 안전기술원 충청사업소가 수행하는 전기공사 현장 안전컨설팅의 동행취재를 위해 충남 세종시 부강면으로 차를 달렸다. 오늘 이곳에서는 한전 중부건설본부가 발주한 154kV 세종분기 T/L 건설공사의 현장점검 및 안전컨설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전 중부건설본부와 협회 안전기술원은 지난 6월 안전관리 기술지원 용역을 체결하고, 전국 주요 시공현장 12곳에 대한 현장점검과 안전컨설팅 업무를 수행 중이다. 한전 중부건설본부가 관할하는 중남부권(대전, 충청, 강원, 전라) 12개 현장에 대한 기술지원 용역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특히 이번 기술지원 용역 계약은 한전이 시행 중인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업무를 전문기관에게 위탁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상시 안전관리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게 한전과 안전기술원 측의 전언이다. 이를 통해 한전 중부건설본부는 협회 안전기술원이 쌓아온 안전관리 노하우와 전문성을 배우고, 안전기술원은 전기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강화·확산은 물론 보다 다양한 현장의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현장에서는 보다 세밀한 안전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 부강면의 현장 입구에서 박종현 협회 안전기술원 충청사업소장과 현장 관계자들을 만났다. 오늘 찾는 철탑 공사 현장에서는 마지막 단계인 본조임 작업이 진행중이란 설명을 들으며 현장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수용가 주변에 있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배전 전주 전기공사 현장과 달리 가공송전용 철탑 공사 현장은 대부분 ‘산’에 위치해 있다. ‘이렇게 좁고 가파른 경사로를 차로 오를 수 있나’ 싶은 정도의 길을 15분 남짓 달려 안전컨설팅이 진행될 철탑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기에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던 철탑을 코앞에 두고 마주하니 상상 이상의 위압감에 압도됐다. 철탑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72.4m. 철탑 상부에서 작업 중인 4명의 작업자의 모습이 ‘점’으로 보일 정도로 까마득한 높이다.

25년 경력의 베테랑인 이성환 시공관리책임자(한보테크)는 “현장에서 25년 넘게 일해왔지만 높은 철탑에 올라 작업하는 작업자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작업자 안전장구나 안전망 등 조치를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 아니냐. 가설 전이기 때문에 감전 등의 위험은 없지만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추락사고 예방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도착한 박종현 소장 일행이 철탑 위에서 작업 중인 작업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안전관리 상황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현장관리자들에게 작업자의 안전장구 착용 실태와 안전관리 요령 등을 설명한 데 이어 안전관리비 등 현장에서 궁금해하는 부분과 애로사항,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멀리 있는 작업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작업하는 모습과 현장에 갖춰져 있는 주요 장비 등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현장과 소통하고, 현장의 안전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등을 세밀하게 조언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현장을 둘러본 박 소장은 “이곳 현장은 안전망이나 개인들의 안전장비 확보 등 여러 안전조치들이 체계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현장별로 작업 여건에 차이가 있다보니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장의 우수 사례와 다소 아쉬운 점 등을 오후 강평회 시간에 함께 논의하고, 더 나은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간 가량 철탑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에는 한전 중부건설본부 안전재난부의 김경남 차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 차장은 “올해 처음으로 협회 안전기술원과 기술지원 용역 계약을 체결해 관할 지역 내 12개 현장의 안전관리를 함께 진행 중”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안전기술원에서 해당 업무를 맡아서 하다보니 현장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남은 현장들의 기술지원 업무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전기술원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내년에는 신설현장을 위주로 기술지원 용역 계약을 새로 체결할 계획이다.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예산과 인력보강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송전선 건설은 산비탈, 고소작업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 처해 있는 만큼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안전관리비 등 발주차와 사업주, 작업자 모두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