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 이라크 정부와 계약
이라크 역사상 최대 규모… 미국 눈치보기 아니냐는 분석도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중동의 주요 자원 보유국인 이라크가 거대 에너지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의 미국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에너지기업 토탈이 5일(현지시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정부와 인프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토탈의 이번 계약 규모는 270억달러(31조2300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총 25년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다.

이는 이라크 역사상 외국 기업의 투자중 최대 규모라고 외신은 밝혔다.

토탈은 이라크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토탈은 이라크 유전에 바닷물을 주입해 압력을 높이는 기술을 이용해 원유 생산량을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려면 유정에서 원유를 빼낸 만큼 물을 채워넣어야 한다. 다만 염분기가 있는 바닷물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수된 물을 넣어야 한다.

이라크의 이산 압둘-자바르 이스마일 석유부장관은 바닷물을 정수로 만드는 해수처리시설 프로젝트에 토탈이 30억 달러를 우선 투자한다고 밝혔다.

토탈은 또 웨스트 쿠르나(WEST QURNA)-2, 마지눈(Majnoon), 아타위(Artawi), 투바(Tuba), 루하이스(Luhais) 등의 지역의 가스 생산 플랜트 건설에도 20억달러를 쏟을 계획이다.

한편 이라크의 에너지 자원을 노리는 기업은 토탈뿐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기업 셰브론은 지난해 이라크 정부와 석유‧천연가스 시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BP)은 지난달 이라크 사업을 분사해 독립법인 체제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루마일라 유전 관리를 위해 중국 페트로차이나와 합작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의 이러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미국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자급률이 낮은 이라크는 이란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해 이를 만회해왔지만 이는 미국의 불만을 낳았다. 이란을 경제 제재하고 있는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에게 이란과의 관계를 축소하도록 압박해왔다. 때문에 이라크가 미국의 눈치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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