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주 52시간제 등 엎친 데 덮친 격”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외국인 노동자요? 구하기도 어렵고 막상 구해도 인건비가 너무 비싸요.”

“아르바이트랑 시급이 비슷한데, 위험한 공장 일하러 오겠어요?”

중소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시급 인상 등 다양한 원인이 더해지며 경영 부담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A 제조업체 대표는 “비자가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는 그만두는데,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는 줄고 있다”며 “막상 사람을 구해도 최저시급보다 훨씬 많은 1만1000원을 달라는 상황이라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특별한 기술이 없는 상태로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발급받는다.

7월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E-9 자격으로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21만957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25만4099명보다 13.6% 감소한 것이다.

고용허가제 MOU를 체결한 국가를 위주로 살펴보면 태국(-2만6588명), 베트남(-1만6864명), 필리핀(-9893명), 네팔(-6455명), 미얀마(-4137명) 등 지난해 1월보다 모두 크게 줄었다.

제조업계는 지난 7월부터 전면시행된 주 52시간제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최저시급도 인력 운용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 제조업인 전선업계의 경우 보통 전선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한다. 이에 맞춰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하다 보니 기존 2교대 근무가 3교대로 전환되며 직원들의 근로시간이 줄게 되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월급도 적어져 직원들의 이탈을 걱정하는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B 전선업체 대표는 “근무시간이 줄어들며 월급이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내려가는데 누가 험한 공장에서 일하려 하겠나”라며 “월급을 보존해달라는 요구도 있지만, 일하는 시간은 줄고 급여 지출이 늘어나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최저시급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C 전선업체 대표는 “주 52시간제로 직원들을 늘린 상황에서 최저시급까지 늘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변압기를 제조하는 D 업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D 업체 대표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1년 동안 구인공고를 냈지만 한 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면서 “중소기업의 고용현실을 감안한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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