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모처럼 찾아온 호재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연일 하한가를 쳤던 전력기자재업계의 주가가 원전·폭염 이슈를 타고 활황을 띠고 있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주식 차트를 지켜보는 기업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주가 상승만 놓고 보자면 호재가 분명한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머리를 맴돈다. 상반기 중 발생한 실적 공백을 메우느라 주가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푸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최근 전력산업계 주요 상장사의 주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소위 ‘대장주’라 불리는 주요 기업들은 지난 1년간 수백 퍼센트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기도 했다.

원전 수혜주로 꼽히는 두산중공업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6월 7일 주가는 3만2000원으로, 1년래 최저가 대비 317.2%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폭염으로 떠오른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도 상승세다. 국내 중견·중소기업 중에는 일진전기, 서전기전, 피에스텍 등이 거론되며 같은 기간 평균 253%대의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실제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원전·폭염 등이 지속성이 크지 않은 휘발성 이슈인 데다, 최근의 기업 실적과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업계 한 상장사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는 코로나 완화국면에 접어들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4차 확산이 이뤄지면서 더 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며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급감했는데 주가 상승이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토로했다.

주가 상승이 지속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실적 창출에 기반한 ‘꾸준한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름철에 잠시 반짝하는 주가보다도 침체의 늪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기업들의 차트 이면 목소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전 만큼은 아닐지라도 예년 만큼의 실적 회복을 예측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호재를 호재라 부를 수 있는, 더 많은 기업들이 주가 상승에 웃음지을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