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중식→지역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대전환
분산E 특화지역 지정…VPP 등 실증사업 추진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의무와 지원사항 등의 법적 근거가 담긴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27일 김성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구병)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의 주요과제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해안가에 위치한 대규모 원전과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과 대도시로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계통을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중앙집중형 위주의 전원구성은 대형발전소의 입지선정과 고압송전의 주민수용성 문제 등 사회적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에너지 체계로의 대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분산에너지 체계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했지만, 국내 분산형전원의 발전비중을 오는 2040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제시에만 그친 상황이다.

김성환 의원 측은 이번 특별법안이 분산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의 수립과 지원사항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하고 특구 내 각종 규제요소의 특례가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정을 둔 게 이번 특별법안의 핵심이다.

분산에너지 특구 내에는 전기사업법상 ‘발판겸업 금지’의 예외로 분산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한 분산에너지 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직접전력거래가 허용돼 각종 전기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특히 계통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풍력·태양광 발전에 대한 출력제한이 증가하고 있는 제주도와 같은 지역을 특화지역으로 지정하면 잉여전력을 활용한 각종 실증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분산에너지를 통합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VPP) 제도가 도입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전력망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별도의 신규 감독기관인 배전감독원을 설치해 배전망의 운영과 관리가 성실히 이행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수도권 등 대도시의 전력수요 과밀 완화를 위해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를 마련해 에너지 다소비 시설 계획 시 사전검토가 가능토록 했다. 분산에너지진흥센터 지정, 조세감면 등 분산에너지 확산을 유인하는 지원사항도 담겨 있다.

김성환 의원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존 Top-down 방식의 에너지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에너지 생산과 전송,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의 대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특별법이 제정되면 제주도 등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하고 다양한 분산에너지 실험을 거쳐 개선사항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을단위의 분산에너지 체제가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돼 에너지분권의 초석을 마련하고 에너지자립 시스템을 본격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특별법안은 김성환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우원식 의원, 이학영 의원 등 총 30명의 의원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특별법안이 통과되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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