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비용 절반 넘게 낮아져, ‘여태 왜 안내렸나’ 불만도
시험업계 “경쟁 심화” 한 목소리, 업무 부담은 온도차 커

[전기신문 강수진, 안상민 기자] 최근 시험인증기관들이 조명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이하 고효율 인증) 시험인증 비용을 일제히 인하한 것을 두고 조명 업계에서 갑론을박이 나온다.

코로나19로 힘든 업계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와 이렇게 내릴 수 있는 가격을 왜 여태 내리지 않았느냐는 불만이 동시에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또 갑작스럽게 내려간 가격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서비스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조명업계에서는 인증 비용을 놓고 과도한 규제라며 가격 부담을 놓고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에 낮아진 인증 가격에 우선은 반기는 분위기이면서도 KS 등 다른 필수인증 가격이 변동없는 것을 두고 업계와의 상생으로 보는 시선보다는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조명 업계 관계자는 “LED조명이 그동안 고효율 인증의 혜택을 받아왔지만 최근 고효율 인증에서 LED조명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험인증 기관들이 마지막 인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명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시험인증 비용은 지난달부터 대폭 인하됐다. 과포화된 시장 생태계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초래된 일이라는 게 시험인증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시험인증 업계에서는 K브라더스라 불리는 KTR, KTC, KCL을 비롯해 KTL 등 국내 대표 시험인증기관들이 모두 인증 가격을 내린 상황이다.

시험인증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으로 시험인증기관들이 순차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 쏠림현상 때문에 한 기관이 가격을 인하하면 다 같이 내려가는 구조”라며 “현재 관련 시험인증 비용은 기존 50만원 가량에서 현재는 25만~3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ED 고효율에너지 기자재 시험인증은 진행된 지 10년 이상이 됐다. 그만큼 많은 시험인증기관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게다가 LED 고효율에너지 기자재 시험인증의 시험 항목이 꾸준히 축소돼 오면서 수수료가 내려가 가격 인하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봤다.

조명 분야에서 유독 가격 급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에 대해 시험인증 업계는 조명은 특성상 여러 모델을 계속 출시해야해 시험 수도 상당히 많다며 이런 요소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LED 시장(특히 민수시장과 조달)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업체와의 상생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가격 급락에 따른 기업 부담은 시험업계 내에서도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험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기관 경영에 마이너스 구조가 되는지는 내부 검토 중이며, 아직 손해를 보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급락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금 가격대로는 제대로 된 시험인증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가격 인하에 따른 업무 과부하와 관련해서는 다수 기관들의 경쟁으로 조명시험인증 업무가 분산돼 전반적으로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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