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문기업 육성은 자생적 산업구조 전환에 필수”
수소전문기업 상시 발굴…예비 수소전문기업 지원도
기술개발·금융·판로 및 홍보 등 각종 지원책 마련

윤여광 H2KOREA 기업지원실장.
윤여광 H2KOREA 기업지원실장.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지난 2월 5일 세계 최초로 수소법이 시행됨에 따라 수소산업의 진흥을 담당하는 전담기관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2017년 수소사회로의 조기 이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H2KOREA는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110여개 회원사로 구성된 연합체다. 정부와 민간의 소통 창구로서 수소경제 정책을 지원하고 민간의 수소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중 H2KOREA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수소전문기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에는 ‘수소혁신데스크(Hydrogen Innovation Desk)’를 설치해 수소전문기업 확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H2KOREA 기업지원실에서 수소전문기업 확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윤여광 실장은 “수소전문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함으로써 정부의 ‘수소 플러스 1000’ 프로젝트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수소전문기업 11곳을 지정했다. 수소전문기업 육성 및 지원 활동을 시작하고 거둔 첫 성과인데 그간의 진행 경과와 소감을 말해 달라.

“지난 2월 수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수소전문기업 확인절차에 따라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2월 5일 안내문을 공고하고, 2월 12일부터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서면조사, 회계검토, 서류보완 및 재검토, 현장조사, 종합평가 등 5단계에 걸친 조사·검토 절차를 통해 11개 기업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지난 1일에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연료전지 분리판 생산업체인 유한정밀 본사에서 문승욱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을 모시고 11개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수소전문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 안에 거둔 성과인 만큼 그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수소경제 혁신의 주인공인 수소전문기업들이 빠른 시일 내에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수소전문기업 11곳의 면면을 보면 모빌리티,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이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준다면.

“모빌리티 분야의 대표적인 수소전문기업인 유한정밀은 지난 10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금형기술을 활용해 수소 승용차의 연료전지 핵심부품인 분리판을 전량 공급하고 있다.

제이앤티지, 가드넥도 빼놓을 수 없다. 제이앤티지는 연료전지 부품인 기체확산층(GDL)을 자체 개발해 차량·발전용 연료전지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가드넥은 수소차 연료전지에 쓰이는 전해질막 고정용 필름(Sub Gasket)을 전량 공급한다.

연료전지 제조 분야의 수소전문기업인 두산퓨얼셀, 범한퓨얼셀, 에스퓨얼셀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발전용, 건물용 연료전지시장으로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이에어코리아와 지필로스는 연료전지 부품 개발로 발전용 연료전지 국산화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수소전문기업에는 수소 생산 및 충전 분야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원일티앤아이는 추출수소를 생산하는 수소개질기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엠솔루션과 대하는 수소충전소 설계·구축 및 시험설계로 국내 충전 인프라 확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왜 세금을 투입하면서까지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소경제는 아직까지 시장 성숙도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특히 경제성 문제로 진입장벽이 높은 경우가 많다. 정부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자금을 투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대표적인 예로 수소충전소 문제를 들고 싶다. 수소충전소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민간 주도로 보급을 확산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정부가 보조금을 투입해 먼저 인프라를 구축하고 향후 수익성을 갖추게 되면 현재의 LPG충전소, 주유소처럼 자연스럽게 민간 주도로 변화하는 구조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수소전문기업 육성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초기 투자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에 따라 연관 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자생적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되지 못한 기업을 중심으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수소전문기업은 이번에 지정된 11개 기업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소전문기업을 발굴,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의 수소전문기업으로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벤처, 스타트업 공모) 등을 진행해 수소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전문기업에 선정되지 못한 기업도 미비된 자격 요건 등을 보완하거나, 전문성을 키워 재지원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등 수소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수소 플러스(+) 프로젝트’를 통해 2040년까지 1000개의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추후 어떤 지원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모빌리티, 연료전지, 충전소, 액화수소, 수전해 등 수소 관련 5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매년 300억원 규모의 R&D를 집중 지원하고, 해외기업과의 공동 R&D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R&D 지원을 통해 개발된 우수한 제품의 판로개척을 위해 혁신조달로 국내 공공 조달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수출 사전진단 및 컨설팅, 해외 전시회 참여 지원 등을 통해 수출기업화를 도모할 것이다.

이와 함께 수소전문기업에 우대 금융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소전문기업 브랜드가 금융조달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도록 전문기업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건실하게 육성할 계획이다.

수소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교·출연연구원의 전문가로 구성된 현장문제 신속해결 지원단을 통해 애로 기술 해결을 지원하는 등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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