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쏟아지는 ‘소음’ 민원···‘소리 내면 죽는 영화’ 북미 최고 오프닝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공격으로 일상이 사라진 세상, 소리를 내면 죽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 밖을 나선 가족이 더 큰 위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생존 포스터.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공격으로 일상이 사라진 세상, 소리를 내면 죽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 밖을 나선 가족이 더 큰 위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생존 포스터.

[전기신문 추남=김영수] 소음 관련 민원이 빗발치는 요즘 ‘소리 내면 죽는 영화’가 16일 극장가를 찾는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전화 상담 건수는 4만2250건으로 전년보다 60%가량 늘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8년 소리 내면 죽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은 전편 ‘콰이어트 플레이스’에 이어 지난 28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 나흘 동안 5700만여 달러를 벌어들이며 코로나19 이후 최대의 흥행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관람 포인트 5가지를 추려봤다.

◆소리 없는 생존 싸움=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의 희생 이후 괴생명체의 무차별적 공격으로부터 극적으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는 생존을 위한 소리 없는 싸움을 계속해나간다. 갓 태어난 막내를 포함해 세 아이를 홀로 지켜야 하는 에블린은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서고 텅 빈 고요함으로 가득한 바깥 세상은 또 다른 생존자들의 등장과 함께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1편에서 안전장치 역할을 했던 농장의 모래길과 조명 싸인이 없는 세상 밖에서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애보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에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 선착장 등 전편에 비해 다양해진 배경과 확장된 세계관으로 업그레이드된 스케일을 자랑한다.

◆거대해진 ‘촬영장’=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제한된 공간에서 사투를 벌였던 전편과 달리 2편에서는 집 밖을 나선 가족이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장지대)로 나아가는 로드 무비를 구상했다. 영화 속 스토리가 혼돈과 혼란의 연속이기 때문에 옛 영광이 사라진 러스트벨트가 더없이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작은 아씨들’ 등 프로덕션 디자이너 제스 곤처가 과거 2만2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했던 거대한 철강 회사의 노후한 산업 단지를 마치 괴생명체가 할퀴고 지나간 듯한 세트로 탈바꿈시켰다.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이러한 촬영장에 대해 “내가 찾고 있던 상실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며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사운드’ 활용법=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3년 전 1편을 준비할 당시 실제 청각 장애인인 밀리센트 시몬스가 소리를 차단하는 보호막에 둘러싸여 마치 자궁 안에 있듯 소리를 아주 희미하게 들을 수 있고 소리에 의한 미세한 진동을 느낀다는 것을 그녀의 어머니에게 전해 들었고, 이를 영화 사운드에 적극 반영하길 원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고질라’, ‘월드워Z’ 등에 참여한 음향 편집 감독 듀오, 에단 반 더 린과 에릭 아달은 감독의 요구를 100% 구현하며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 편집상 후보에 오르는 등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일상의 작은 소음만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신선한 시리즈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괴생명체의 ‘진화’= 영화의 스케일이 확장됨에 따라 괴생명체 역시 진화했다. 전편에서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했던 괴생명체들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는 인간을 잘 탐지하고 쫓기 위해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이며 지구의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A.I’,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등에 참여한 스콧 파라 시각 특수효과 감독이 다시 한번 존 크래신스키 감독과 함께 했다. 스콧 파라 시각 특수효과 감독은 “멋있고 웅장한 모습보다는 현실감 있는 괴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외형을 유지하되, 늪지에서 발견된 미라 같은 독특한 피부 질감부터 전편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신체적 특성의 디테일을 강화하며 한층 더 위협적인 괴생명체를 완성해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원씬 원컷, 오프닝 장면= 에밀리 블런트와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괴생명체의 첫 등장을 담은 오프닝씬이다. 그래서인지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죠스’(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칠드런 오브 맨’(감독 알폰소 쿠아론) 등을 참고해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일상을 송두리째 깨트리는 충격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에블린이 운전하는 차 안에 카메라를 설치, 원씬 원컷의 롱테이크로 촬영을 진행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촬영 시 차 보닛 위로 달려드는 괴생명체, 정신없이 도주하는 수십 명의 사람들, 실제 시속 64km로 에블린의 차를 향해 돌진하는 버스 등 연기 동선을 맞추는 데만 2주 정도 걸렸지만 정작 촬영 당일은 리허설 없이 한 테이크 만에 촬영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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