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기ESS 상용화 위해서는 대용량으로 경제성 확보해야”

화력발전소 증기터빈 연계 열에너지저장 시스템 구성도
화력발전소 증기터빈 연계 열에너지저장 시스템 구성도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에너지전환 시대, 예비전력을 확보해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해결할 최적의 수단인 장주기E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 산업계와 각종 연구기관에서는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확산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장주기ESS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전 전력연구원이 대표적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장주기ESS를 상용화한다는 목표 아래 ‘장주기ESS 최적기술 선정’과 ‘중장기 연구개발 로드맵 및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간헐성과 전력계통 문제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국내 전력계통에 적합한 방식을 찾는 것이 한전 전력연구원의 가장 큰 과제다.

장주기ESS 유망 기술로는 ▲압축공기저장(CAES) ▲액화공기저장(LAES) ▲중력에너지저장(GES) ▲해양에너지저장 ▲열에너지저장(TES) ▲차세대 수계 이차전지 등이 있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열에너지저장방식이다. 열에너지저장방식은 세계적으로 가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카르노배터리가 대표적으로, 잉여전력을 열에너지로 저장하고 전력이 필요할 때 다시 전력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전력과 열원 수요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장점이 크다. 전문가들은 열에너지저장방식이 국내 장주기ESS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우상균 한전 전력연구원 장주기 ESS 팀장은 “노후 화력발전소 터빈을 재활용할 수 있어 추가적인 건설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주민들과 대립하며 용지를 찾을 필요가 없어 주민 수용성도 높다”며 “정부의 분산에너지 정책과 가장 잘 맞는 방식”이라 말했다. 현재 독일의 SGRE가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고, 일본은 에너지종합공학연구소에서 축열발전 연구를 하는 등 해외 여러 곳에서도 관심 갖고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화력발전소 대체를 준비해야 하는 국내 발전사에선 아직 관심이 적은 상태다.

압축공기저장도 장주기ESS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고려되는 방식이다. 잉여 전력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 저장한 뒤 필요 시 가열해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효율이 좋고 기술적으로도 성숙한 상태다. 미국 McIntosh plant가 1991년부터, 독일 Huntorf plant가 1978년부터 운영할 정도로 오래된 기술이지만 국내에선 지리적 제약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계다. 다만 한전 전력연구원에서는 폐터널과 같은 유휴 구조물을 활용하는 기술과 국내 전역에 분포된 지하 암반층에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정부 과제로 강원도 폐터널과 폐광을 강원도 풍력단지의 장주기ESS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상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의 장주기ESS가 연구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의 비용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한 전문가는 “장주기ESS를 소규모로 개발한다면 경제성 등 효율이 낮아 오히려 대용량의 실증을 통해 경제적 이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정부 과제 등을 통해 연구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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