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장 현지에서 아이오닉5 생산 논의
바이든 정책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2020년 이후 대량생산 체계 갖추면 시장 2위 전망

미국 앨라배마 공장. 이르면 내년부터 아이오닉 5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이르면 내년부터 아이오닉 5를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신문 오철 기자] 현대차그룹이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산 정책에 따라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 8조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되면 2022년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 2위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모델 생산을 추진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계획에서 구체적인 생산 차종과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첫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생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미국 생산 결심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우선 정책(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구매)’ 정책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이다.

바이든 미국 정부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중국 시장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200조원의 정부 예산 지출도 결정했다. 특히 전기차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기관이 가진 약 65만대의 공용차량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전미자동차노조 역시 현지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고려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과 현지 대량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의 선전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테슬라 20만6000대, GM 2만1000대, 폭스바겐 1만2000대, 르노-닛산 1만대, 현대차그룹 7000대, BMW 2000대 등의 순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 내연기관 파생 모델이 아닌 다종의 전기차 전용 모델 라인업을 준비한 업체는 현대차그룹, GM, 폭스바겐 뿐”이라며 “2022년 이후 현지 대량 생산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2위 확보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은 아니고 앨라배마(현대차)나 조지아(기아) 등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위한 라인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이를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와 판매 확대 등의 효과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 설립 이후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며 현지 생산뿐 아니라 국내 공장의 미국 수출량도 늘어났던 것처럼 전기차를 현지 생산하면 국내 부품업체의 수출도 늘어나고 시장 자체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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