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정형석 기자]모든 일에는 흥망성쇠와 전성기가 있다.

석탄은 1960, 70년대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원동력이 돼 국민 연료문제를 해결해주었고,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1979년 제2차 석유파동을 겪는 사이 제1의 에너지원으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1980년대부터는 우리나라의 주력 발전연료로서 지난 30여 년간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죽도록 고생했다.

하지만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규제 등 친환경바람이 대세를 이루면서 존재감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이제는 아름다운 이별을 고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물론 석탄발전은 지금도 전체 발전량의 28.2%를 담당하고 있고, 발전단가도 원자력 다음으로 저렴할 정도로 경제성이 우수하다. 또 독일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보통 40~50년 가동하는 것을 볼 때 아직 30년도 채 안 된 국내의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기는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그나마 가장 확실한 수단이 석탄발전을 줄이는 것밖에 없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전성기가 완전히 지나기 전에 스스로가 물러날 시기를 잘 정해 물러날 때 우리는 ‘박수칠 때 떠났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석탄발전이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날 좋은 시기를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민들도 더 이상 무조건 싼 것보다는 비싸더라도 좀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발전회사들이 석탄 대신 LNG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

또 이제는 6개로 나뉘어져 있는 발전회사를 다시 재편하는 것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자력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다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대신 천연가스와 신재생 위주로 전원믹스를 구성하려면 인력조정과 함께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발전사별로 중복된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한데 모아 끌어갈 수 있는 발전회사를 만들 필요가 커지고 있다.

올해가 전력산업구조개편 20년을 맞는 해인 만큼 내년 대선까지 전력산업구조개편에 관한 이슈를 수면 위로 꺼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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