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사고 없어…표준 개정 시기상조”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국가기술표준원이 HFIX(저독 난연 폴리올레핀절연전선)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진행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제조, 공사, 발주 등 관련 업계는 HFIX의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방법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국가기술표준원은 12일 ‘HFIX 전선 안전성 검증방안 및 표준화 방향’을 주제로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해 국표원이 발주한 ‘2020년도 제2차 학술연구용역사업’ 중 전기안전연구원이 수행한 ‘HFIX 전선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험방법 조사·연구’의 결과를 보고하고 KS 표준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자리다. 설명회에는 전선업체, 콤파운드 업체, 시험인증기관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연구원이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공청회에서 전선제조업계는 난연재료와 절연저항의 상관성이 높은 만큼 난연기능 및 포설성(내마모성)에 대해 검토하는 게 향후 검사 기준에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공업체 또한 옥내배선이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 전선관 내 인입되는 만큼 우수한 내마모성과 낮은 마찰계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발주업계는 현재 사용 중인 IV(비닐전선)를 HFIX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2014년 수분 흡습으로 인한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당장 HFIX를 재사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수분 흡습에 대한 안전성 검증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고온절연 저항시험(90℃, 2h 침수)을 포함하고 있는 현행 KS C 3341에 DC 장기절연특성(60℃, 240h 침수)을 추가하는 것을 1안으로 내놨다.

동시에 2014년 이후 관련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KS 표준 개정이 불필요하다는 내용의 2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IV보다 저독성 특성이 우수한 HFIX로 대체할 필요가 있으며 인체에 대한 유해성 검증도 추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전선업체 관계자는 “시공 시 현장 여건상 수분이 항상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입선하고 포설하다 보니 누전이 발생했다”며 “그 이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수분 흡습에 대한 검사 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선업체 관계자는 “한국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포설 시 사용처에서 배관에 수분이 없도록 방습처리를 하도록 하지만 아파트처럼 장기 포설되는 곳은 어쩔 수 없이 수분이 생긴다”며 “시공사에서 기술기준을 반영하면 이상이 없을 텐데 제품의 문제로 몰고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공업체, 구매업체에서 HFIX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할 경우 시험을 추가해도 문제없다는 전선업체의 의견도 있었다.

국표원은 이번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기관들을 포함해 설문을 진행하고 전문위원회를 통해 표준 추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오늘 참석 못 한 기관들까지 포함해 의견을 받아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반영 여부를 결정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무조건 반영한다 아니다 보다 업계의 설명과 시험기관 의견 등을 토대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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