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별 특성 고려한 책임경영 강화 의미”
“시스템·솔루션 접목 통해 성장동력 발굴”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비츠로그룹이 전력기기 사업을 필두로 한 대대적인 신성장동력 창출에 나섰다.

지난 17일 비츠로그룹은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전력기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 ‘비츠로 이에스’ 신설을 확정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제도 변화에 대응해 전문적인 의사결정과 독립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기업구조를 재편한 것이다.

이 같은 대전환의 중심에는 비츠로 이에스 수장으로 선임된 이상권 대표<사진>가 있다. 지난 2018년 비츠로테크 스위치기업 부문 대표로 취임해 사업을 이끌어 온 이 대표는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 대표는 “전력기기 사업이 가지는 상징성 탓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고민해온 중장기적인 기업 발전 방안을 구현할 기회를 맞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5일 비츠로테크 서울사무소에서 이 대표를 만나 물적 분할의 배경과 의미, 중장기 사업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설 회사인 비츠로 이에스의 대표직을 맡게 됐다.

“전력기기 사업 부문은 비츠로테크가 과거 사업 초창기에 출발선을 끊게 한 사업 부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오늘날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비츠로그룹의 초석을 다진 사업인 만큼 신설 회사의 대표를 맡게 된 데 큰 영광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8년부터 스위치기어 부문 대표로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온 게 선임에 영향을 끼쳤다고 자평하고 있다. 영업본부장, 상무, 대표직을 거치며 고민한 사업 부문의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별도 법인인 만큼 기존보다 독립적인 투자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분할로 인해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주요한 투자결정의 경우 지주사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는 비츠로그룹이 비츠로 이에스 분할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표이기도 하다. 각 사업 부문의 특성을 반영, 전문적인 의사결정 및 투자결정을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시장환경 및 제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하는 대목 중 하나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기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수배전반 시장을 예로 들면, 민수·관수시장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이익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원자재값이 상승한 데 이어 경쟁은 점점 심화돼 존폐의 기로에 놓인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경기의 위축으로 인한 민수시장의 침체도 문제지만, 그간 안정적인 수요처로 꼽혀온 관수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 특히 예사롭지 않다. 과거 4000~5000억원 규모였던 관수시장은 2000~3000억원 수준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변화한 환경에 대응한 비츠로 이에스의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여러 기회들도 상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4차 산업혁명 도입과 에너지전환 흐름이다. 비츠로 이에스는 IT 산업을 전력기기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전력과 통신융합의 전력IT 신시장 형성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전력기기 사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력기기 토털 시스템·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반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물적 분할로 비츠로 이에스가 중소기업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품목별 영향성은 상이하지만 전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장·사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기존에는 중소기업 전용 R&D 과제에 참여한다거나 정부조달우수제품인증을 취득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신설 회사에서는 이런 제한이 사라지다보니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와 함께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한편 제품 판매도 활성화하려 한다. 먼저 산업지형 변화에 따라 부상하고 있는 전기전자·반도체시장을 공략하면서 대형플랜트 등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

또한, 기존의 프로젝트성 사업방식에서 탈피해 엔드유저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로 사업을 개편해나가겠다. 이미 보유한 철도산업 및 한전용 내진·내아크 표준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IT 기술이 융합된 진단기술 및 디지털변전소용 제품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비츠로 이에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규모와 상징성 측면에서 두루 존재감을 증명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규모의 경우 향후 5년 이내 매출액 2000억원대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사업 목표치도 수주총액 1000억원, 매출액 960억원으로 설정한 상태다.

아울러 비츠로그룹이 핵심 비전으로 설정하고 추진 중인 ‘원-컴퍼니(One-Company)’ 구상에 발맞춰 기업혁신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원컴퍼니란 기술·미래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을 흡수·합병함으로써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을 뜻한다. 전력산업계에서는 GE·슈나이더일렉트릭 등이 대표적인 성공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비츠로 이에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이같은 모델을 벤치마킹해 기업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생각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역량을 갖춰야만 장차 재편될 시장구도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운영이 본격화되면 조직 재정비, 운영방침 확립 등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 같다.

“성장 가능성과 목표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인력·설비의 증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이 안정화되면 중장기적인 구상에 맞춰 순차적으로 확보해나가려고 한다.

또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가 기업경영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흐름을 감안해 비츠로 이에스만의 고유한 운영방침도 확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일찍이 비츠로테크에서도 소통 강화와 책임 분산을 통해 탈권위화 등의 기업 문화 혁신 과업을 추진해온 바 있다. 달라진 사회·문화환경에 발맞춰 시대에 맞는 젊은 경영을 펼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

비츠로 이에스, 전력기기 토털 시스템·솔루션 전문기업 도약 꾀한다

IT 신시장 형태 변화…성장 가능성↑

분할 통해 전문성·시장 대응력 제고

지난 3월 17일 물적 분할을 확정한 ‘비츠로 이에스’는 비츠로그룹이 수배전반을 필두로 한 전력기기 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IT 산업 융·복합이 일반화되고 있는 최근 전력산업계의 흐름을 반영, 분할을 통해 전력기기 토털 시스템·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비츠로 이에스가 맡게 될 전력기기 사업은 한전 및 대리점, 직접판매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산업재로 최종소비자에게 인도시에 대부분 한국안전공사의 인증을 필요로 하는 규격시장이다. 현재 환경규제로 가스제품의 쇠퇴 및 대체품이 개발되고 있으며, 전력과 통신융합의 전력IT 신시장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향후 고부가가치의 사업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 사업 부문은 한전·한수원·발전5사를 비롯해 민자발전사·철도·국내 플랜트 등 전 산업 영역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비츠로그룹의 핵심 사업부 중 하나다. 2019년 기준 총 매출액 308억원·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수주총액은 530억원에 달한다.

비츠로그룹은 최근 들어 ▲국내 공공기관·산업시설물의 설비 노후화 심화 ▲공동주택 신규 건설 및 재건축·재개발 사업 확대 ▲한국판 뉴딜 등 에너지전환 본격화 등으로 이 사업 부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츠로그룹 측은 “사업 부문의 분리는 사업부문별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과 독립적인 투자결정을 위한 것”이라며 “각 사업부문을 전문화해 시장환경과 제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재무구조 개선 및 수익성 증대를 통해 시장에서 각 사업부문의 가치 재평가를 통한 기업가치 확대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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