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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간중심조명에 주목한 세 가지 이유는...
“조명시장은 앞으로 HCL로 발전,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자신감 한몫”
‘LM302N 패키지’ 개발, 국민대 임상테스트 거쳐 HCL 띄우기 본격 나서
조명·가구·스타트업 등에 공급, 부가가치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팩터’ 기대
윤정일 기자    작성 : 2020년 12월 04일(금) 10:34    게시 : 2020년 12월 04일(금) 17:15
지난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광융합엑스포에서 HCL용 LED패키지를 공개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LM302N(데이 & 나이트)’패키지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간중심조명(HCL)’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국내 LED조명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LED조명시장은 계속되고 있는 가격하락과 중국산 제품의 유입으로 인해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일반 LED조명에 사용되는 단순 LED패키지가 아닌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HCL에 주목했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광융합엑스포에서 HCL용 LED패키지를 공개했다.
‘LM302N(데이 & 나이트)’로 명명된 삼성전자의 HCL용 LED는 0.3W 단일정격으로, 480나노대 스펙트럼을 조절해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할 수 있다.
LM302N 데이는 480나노 파장대가 높아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 각성효과와 집중력 향상을 유도하며, LM302N 나이트는 480나노 파장대가 낮아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 휴식과 이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때 LED조명사업의 철수를 결정하고, LED조명업체들에 LED패키지와 모듈 공급 등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LED사업이 ‘HCL’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1, “삼성전자에 조명은 아픈 손가락”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대대적으로 키웠던 조명용 LED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2009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50대50 비율로 공동출자해 설립한 삼성LED를 통해 글로벌 LED 조명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한 지 5년만이다.
2010년 당시만 해도 삼성그룹 입장에서 LED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바이오, 의료기기와 함께 5대 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분야다.
삼성전자는 10년간 2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신수종사업 계획을 발표했고, LED 용도를 디스플레이용 BLU용에서 조명용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조명용 LED사업 철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2011년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이다.
동반위는 LED조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은 민간시장에서 벌브형LED, MR, PAR 등 3개 품목만 참여하고, 공공조달시장에서는 철수를 권고했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해외시장으로 나가려던 삼성전자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당시에 만약 동반위가 LED조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하지 않고,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됐다면 지금 조명시장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 LED조명은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던 아픈 손가락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2, “조명은 결국 HCL로 진화한다는 확신”
지난 5년여 간 특별한 이슈 없이 LED사업을 지속했던 삼성전자가 갑자기 HCL에 주목한 이유는 뭘까.
HCL은 인체의 생체 리듬과 주변 상황에 따라 조명의 조도, 색온도, 색상을 조절해 생물학적 기능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가장 진화된 조명으로 평가된다.
스마트조명이 인간의 편의성과 에너지절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HCL은 인간의 신체적·육체적 상태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에서 더욱 진일보한 개념이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HCL의 주도권은 현재 시그니파이, 오스람 등 유럽의 조명회사들이 쥐고 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은 시장선점을 위한 기술개발과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정모 조명전기설비학회 HCL연구회 위원장(KTC 조명센터 책임연구원)은 “HCL은 기존의 시각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라 비시각적인 요소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며 이러한 평가 지표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독일 DIN-SPEC 5031-100 표준이 2015년 제정됐고 이를 기반으로 유럽연합에서 CEN/TR 16791 표준이 2017년 제정됐다”면서 “국제표준 단계에서는 국제조명위원회(CIE)가 2018년 CIE S 026 표준을 제정해 국제적으로 인간중심조명에 대한 평가기반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최근에는 ISO에서 ISO TR 21789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과 평가 방법을 근거로 올해 VDE에서 처음으로 HCL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또한 많은 해외 기업들이 인간중심조명 관련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마케팅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명의 기능이 더욱 발전하면서 이제 인간의 생활과 감정, 수면, 라이프사이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HCL의 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LM302N(데이 & 나이트)’ 패키지를 통해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포석인 것이다.

◆이유3. “삼성전자가 만들면 다르다는 자신감”
이 같은 국제 표준화와 해외시장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HCL에 대한 구체적인 표준화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HCL 보급활성화를 위해 조명전기설비학회에서 올해 인간중심조명(HCL)연구회(위원장 강정모)를 설립하고, 춘계(7월), 추계(11월) 학술대회 때 세미나를 개최하며 시장동향을 공유한 정도다.
강 위원장은 “HCL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런 부분이 활성화되리라 보고, 관심 있는 분들의 연구회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준 분야의 더딘 움직임과 달리 국내 산업계에서는 HCL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기업들도 있다.
LG이노텍은 EP(Eye Pleasing) LED라는 블루라이트(청색광) 차단용 LED를 선보였고, 서울반도체는 썬라이크 LED를 출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지난해 ‘LM302N(데이 & 나이트)’을 개발하고, 그동안 임상시험 테스트결과를 얻기 위해 국민대 일주기ICT센터 김창욱 교수팀에 의뢰해 LM302N 패키지 효과를 검증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있는 상황이라 LM302N 패키지를 지난해 개발했지만 이 제품을 양산, 판매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테스트결과가 필요했다”면서 “때문에 국민대에 의뢰해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가 올해 초에 나왔다. 그동안 글로벌 어워드에서 4개의 상을 받을 만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로는 이 패키지를 AI 기반 라이팅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루플을 비롯해 다수의 LED스탠드 업체와 홈조명 업체, 침대 및 가구회사 등에 공급했으며, 삼성 레미안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도 적용했다.
향후 관건은 이 패키지를 적용해 조명의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물론 가격이 관건이다. 같은 성능의 패키지가 없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이 패키지가 일반 LED패키지에 비해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 패키지를 사용한 업체에서는 절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제품을 써서 조명의 부가가치를 높여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조명기업에서도 LM302N 패키지와 같은 기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이 제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보급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정일 기자 yunji@electimes.com        윤정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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