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면 : 제3667호 19면
(데스크썰) 돈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간다
돈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간다.
남녀 사이의 연애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 예산도 그러하다. 예를 들면 일자리창출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양질의 일자리는 정부에서 나서야 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효과는 별론으로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산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시는 신북방정책의 일환으로 수소산업 관련 연구기관 및 에너지 분야 선도 기업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간 ‘남・북・러 경협 수소생산・운송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까지 행사장에 직접 참석해 서명했기 때문에 부산시가 뭔가를 한다는 기대심리를 부추겼지만 수소 업계 종사자 및 상당수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미국이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 건설까지 제재하는 분위기에서 어느 기업이 투자하겠냐는 것이다. 또 수소를 연료로 운항하는 선박과 달리 수소를 운반하는 수송 선박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협약식을 참관했던 업계 관계자는 한마디로 뜬구름 잡고 있다며 창피해서 얼굴 팔릴까봐 기념사진을 찍지 않고 나왔다고 했다.
이날 협약식에 서명한 팬스타그룹은 크루즈선사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팬스타그룹에서 수소를 운송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와 관련 부산시 관계자는 팬스타 그룹은 선사로서 참가한 게 아니라 지역 기업으로 참가한 것이라 답했다. 사람들이 오해할만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올해 예산이 한 푼도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받게 되면 매칭해서 예산을 책정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예산확보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구체적인 사업실행계획과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실체 없는 협약서에 부산시는 시민과 관련 업계를 우롱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창원 울산 등과 비교할 때 부산시 공무원의 의지도 약하다고 평가했다. 돈이 없는데 무슨 의지가 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창원시는 정규 노선에 최초로 상업용 수소버스를 운행했다. 부산시는 현실적으로 곤란한 ‘남・북・러 경협 수소생산・운송 프로젝트’ 대신에 창원시처럼 작은 일부터 수소에 대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작성 : 2020년 01월 07일(화) 11:57
게시 : 2020년 01월 10일(금) 21:52


윤재현 기자 mahler@electimes.com        윤재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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