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면 : 제3430호 10면
전기학회-본지 공동기획_전기기술 미래를 보다(5)차세대 전력반도체와 이에 기반한 최신 전력변환 기술
전자부품연구원 단장 정인성
인버터, 파워 서플라이 등으로 불리는 전력변환 장치는 전기를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와 주파수로 변환해 다양한 전기제품들을 동작시키는 현대 전기 사회의 핵심 장치이다. 이러한 전력변환 장치는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의 보급확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자동차의 전동화, 제조업의 자동화 등에 따라 그 용도와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변환 장치의 핵심 부품은 큰 전력을 On/Off 시켜주는 전력반도체 소자로, 현재 실리콘 기반의 전력용 반도체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전력반도체 분야의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전력변환에 있어서의 이상적 스위치의 특성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스위칭 손실, 스위칭 속도, 내환경성 등에 일정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보다 운전 효율이 높으면서 더욱 작아진 전력변환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태양광 발전 분야를 살펴보면,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은 태양광 인버터를 통해 전압과 주파수가 바뀌어져 계통에 실리게 된다.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차전지 기반의 ESS를 추가로 설치하는 경우에는 발전된 전력이 배터리로의 충전을 위한 컨버터를 거치게 되며, 이후 충전된 전력을 계통으로 보내기 위해 다시 DC-AC 컨버터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발전 및 송전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전력변환을 거치기 때문에 전력변환의 효율은 매우 중요한 성능지표가 되고 있다. 즉, 전력변환장치의 1% 효율 증가는 생산 전력의 수 %를 변화시키게 되며, 이를 국가적으로 환산하면 매우 막대한 양의 전력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의 경우, 차량의 연비 및 제한된 장착공간으로 인해 전력변환장치는 경량화와 고밀도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스위칭 주파수의 증대를 통해 인덕터 등의 주변부품을 소형화하고, 전체적으로 작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특성상 열악한 온도환경은 덤으로 찾아오는 제약 사항이다. 따라서, 높은 연비와 초경량화를 위해 낮은 손실, 높은 주파수의 스위칭, 높은 내열특성이 전력 반도체에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흥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가 있으니, 넓은 에너지 준위(wide bandgap, WBG) 특성을 가지는 화합물 반도체이다.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 WBG 반도체로는 GaN(Gallium Nitride, 질화갈륨) 반도체와 SiC(Silicon Carbide, 탄화규소) 반도체가 있다. 이들은 기존 Si(실리콘) 반도체(Bandgap=1.1eV)에 비해 3배가량의 넓은 밴드갭 특성(Bandgap=3.3~3.4eV)을 가지는 소자들로, Si 물성이 내지 못하는 매우 큰 절연파괴 전압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도통저항을 줄일 수 있기에 전력 스위칭 시 손실을 저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매우 빠른 전자 이동도를 가지기 때문에 빠른 스위칭이 가능하며, 내열성 또한 크게 개선돼 이론상으로 접합부 온도 300~700℃까지 구동이 가능해 방열시스템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일본 도요타 사에서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이용해 HEV용 인버터를 기존 대비 1/2 이하의 크기로 구현한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GE, 보잉사 등에서는 차세대 반도체를 이용한 고밀도 전력변환장치를 개발해 항공기의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후지전기와 독일의 지멘스에서는 효율 99% 수준의 초고효율 태양광 인버터와 모터 드라이브를 개발했다. 그리고, 박형 TV를 위한 전원, 노트북용 초소형 어댑터 등도 이러한 차세대 반도체에 기반해 더욱 초소형화되고 상품성을 높인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최근 들어서 Rhom, Cree, GaNSystems 등의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을 통해 상용화 제품들의 출시가 다양화되고 있다. GaN 소자는 저전압 응용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전원공급장치, IDC(인터넷데이터센터), EV/HEV 분야의 확산이 예상되며, SiC 소자는 고전압, 대전류 응용에 유리해 태양광 인버터, EV, 모터 드라이브 분야에 적용이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의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지난해 부터 ‘신사업 창출 전력반도체 상용화 사업’이 착수돼 차세대 핵심 전력반도체들의 기술개발 및 생산공정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는 우수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용이하지는 않다. 기존 Si 반도체에 적용되는 전력변환 회로 및 구동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면 차세대 반도체의 잠재적 장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며, 빠른 스위칭과 고밀도화의 장점을 이용하고자 하면 높은 di/dt, dv/dt, 낮은 단락내량 및 낮은 문턱전압으로 인해 오동작의 위험성이 높으며, 회로기판의 기생인덕턴스나 고주파에 의한 EMI에 대응하는 것도 결코 용이하지 않은 과제들이다. 그러나, 연구개발을 통해 이러한 기술적 난관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현재보다 운전손실을 20~50% 저감함으로써 전력변환장치 효율을 2~3% 향상시킬 수 있으며, 부피를 50% 이상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피의 대폭적인 축소는 전력변환 장치를 구성하는 재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공간의 제약으로 전력변환 장치의 채용이 어려웠던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채용을 늘릴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다양한 전력 응용기기들을 보다 효율적이고 고성능으로 운전하면서 전기의 소비는 크게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전력반도체 기술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전력변환 기술도 에너지 효율향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분야이다.
전력변환 기술의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수년 내에 폭발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Yole Development에 따르면, 현재의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이지만, GaN 시장은 연간 70% 이상씩, SiC 시장은 연간 4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는 Si 소자에 비해 WBG 전력반도체의 가격이 3~5배 높은 상황이나, 웨이퍼의 대구경화, 생산수율의 증대 등에 힘입어 2025년 이후에는 Si 소자 대비 1.5배 이내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변환 분야의 종사자들, 그리고 이를 응용하는 전기인들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대하여 인지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반 전력변환장치의 주요 응용분야
작성 : 2018년 05월 31일(목) 17:42
게시 : 2018년 06월 08일(금) 10:46


전자부품연구원 단장 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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