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면 : 제3389호 10면
임의성의 통증클리닉(2)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걸리는 수두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입니다. 어렸을 때 수두에 감염되어 치료 후 완치되었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약화되면 증상을 발현합니다. 따라서 50대 이후에 중년 또는 노인에게 잘 걸리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질병이 있거나 과로, 다이어트,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다면 걸릴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특징적인 증상은 신체의 한쪽에만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 분절을 따라 띠 모양의 수포성 발진과 동일 부위 신경통입니다. 간혹 발열이나 몸살과 같이 감기증상이 선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을 따라 여러 개의 물집이 생기고 물집은 고름이 차며 딱딱해지다가 딱지로 변하게 됩니다. 대상포진은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대부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서 1-2주가 지나면 피부 병변은 좋아지지만 면역력이 약할수록 피부 발진과 통증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발진 후 첫 3일 정도는 오히려 피부병변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대상포진의 진단은 보체결합항체의 측정이나 EIA법, ELISA법 등이 있으나 대개 임상에서는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과 문진만으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확진을 위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보다 우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유는 대상포진은 빠른 치료시작 시기가 난치성 통증인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하는 것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병 시 70세 이상으로 나이가 많거나 피부 발진의 범위가 광범위하거나 또는 발병초기부터 피부감각의 저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환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수포성 발진이 생기기 전에 해당부위 통증이 먼저 발생한 경우에 예후가 더 불량하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상포진이 아닌 다른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이유도 있겠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특징적인 피부발진이 치료된 이후에도 해당 피부분절에 칼에 베이거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질통(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및 통각과민(통증을 유발할 만한 자극이나 더 심하게 통증을 느끼는 것)이 나타날 수 있고,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복벽의 복근마비로 인해 배 한쪽이 불룩해지는 증상 등 다양한 증상과 통증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바이러스가 침범한 해당 신경부위의 신경치료를 병행하여야 합니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신경치료를 병행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진행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신경통으로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증의 강도나 빈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치료 시기를 놓쳐서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신경병증성 통증에 사용하는 약제(대표적으로 가바펜틴과 프레가발린이 있습니다.)와 해당부위 신경치료를 통해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임해야 합니다. 급성기 치료에서 피부는 가능한 한 건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연고제 사용은 수포를 터트리고, 물리적 자극을 하게되므로 좋지 않습니다. 수포는 가능한 한 터트리지 말고 건조 거즈를 덮어 이환부위를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병후 2개월까지는 통증이 소실될 때까지 가능한 자주 해당 부위 신경치료를 해야합니다. 고령이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입원치료를 하게되는데 입원환자의 경우 경막외강에 카테터를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국소마취제를 주입합니다. 발병 2개월이 지난 대상포진후 신경통에는 흉부나 요부 교감신경절 치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난치성인 경우 리도카인 패치등의 국소마취제 성분이 포함된 파스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주사도 국내에 도입되어 이 백신을 접종할 경우 대상포진의 발병률을 낮춰주고 만약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의 이환율 및 신경통의 강도를 경감시켜준다고 합니다.
본원에 오시는 대부분의 대상포진과 관련된 환자는 이미 급성기를 지나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된 이후에 통증치료를 위하여 내원합니다. 대개 인근 피부과나 내과에서 항바이러스제 등의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다가 수포성 발진은 호전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남아서 즉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된 이후에 전원된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점은 대상포진은 피부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피부질환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바이러스가 신경에 침범하는 신경질환으로 인식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처음부터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치료 받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작성 : 2018년 02월 26일(월) 10:02
게시 : 2018년 03월 06일(화) 10:24


임의성마취통증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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