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면 : 제3381호 11면
(등촌광장)디지털화, 그리고 재생에너지
노상양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2014년 7월 유엔인구국은 세계 인구의 약 54%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2050년까지 그 수치는 66%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도시화는 기후 변화와 함께 주요 인프라 문제를 야기한다. 석탄,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열에너지 대신에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전제품, 전기차 등 전기로 구동되는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여 전력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체 최종 에너지소비에서 전력 비중은 2016년 18%에서 2040년까지 약 25%로 증가될 것이며, 이는 에너지 매체(energy carrier) 중 상대적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이다. 또한, 최종사용부문에서의 전기화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탈탄소화 전력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전기화는 디지털화를 이끌어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과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저장과 같은 시스템 통합 기술은 비용 하락과 지원 제도, 기술의 잠재적 이익에 대한 인식제고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
최근 IEA가 디지털화가 에너지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바, 그 내용을 소개하고 소회를 적어본다. 사실 에너지 분야는 디지털 기술을 일찍부터 적용해왔다. 1970년대에 전력 유틸리티는 신기술을 사용하여 그리드 관리 및 운영을 용이하게 하는 디지털 개척자였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탐사 및 생산에 대한 의사 결정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산업 부문은 공정 제어 및 자동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품질과 생산량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 부문의 디지털화는 어떠한가. 지난 몇 년 동안 에너지 회사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디지털 전력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2014년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하여 2016년에는 470억 달러에 달했다. 이 투자 규모는 세계적으로 가스 화력발전에 대한 투자(총 340억 달러)보다 약 40% 더 많다. 에너지부문에서의 디지털화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전 세계의 에너지 시스템을 연결하고, 지능적이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데이터 분석 및 연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에너지 시스템은 적시에, 적재적소에 최저 비용으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한다.
전력 부문의 디지털화는 공급과 수요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스마트 수요반응(Demand-Side Response, DSR), 가변성이 큰 재생에너지원의 통합, 전기자동차의 스마트 충전 등을 유도한다. 즉, 전력 생산자가 잉여 전력을 쉽게 저장하고 판매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발전 등 분산형 에너지 자원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으며, 에너지 부문 간의 경계를 좁히고 융통성을 높이며 전체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다. 수요 반응(DSR)에 의해 제공되는 유연성은 가변적인 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며, 에너지를 수요에 따라 공급하는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의 상징이다.
이러한 변화는 재생에너지의 보다 큰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낭비를 줄이며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생에너지 설비의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예측 유지 보수가 가능하여 플랜트의 운전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디지털 에너지 시스템은 정교한 정책과 시장 설계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효율적이고 안전할 수 있다. 디지털화는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디지털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채널을 만들고, 활용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새로운 보안시스템 및 개인정보 위험뿐만 아니라 시장, 고용 등의 혼란에도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 미터로 획득한 에너지사용 데이터로 거주자의 재실 여부, 샤워시간, 커피 타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IEA에서 권고한 “시의 적절하고 강력하며 검증 가능한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 보장, 신기술 수용에 대한 유연성,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한 학습, 디지털화의 에너지 영향 모니터링” 등에 유념해야 한다.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 연결된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의 확대 보급을 기대해본다.
작성 : 2018년 02월 12일(월) 13:12
게시 : 2018년 02월 13일(화) 09:36


노상양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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