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품 수급난에 가격 껑충, 웃돈 주고도 못 구해
등기구 업체는 컨버터사에 “연말까지 필요 물량 확보” 요구
생산차질에 납기 지연까지, 부품난 언제까지 이어지나 ‘한숨만 ’

LED컨버터 업체 직원들이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LED컨버터 업체 직원들이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플리커(조명 깜빡임) 현상이 없는 조명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조명 깜빡임 문제를 차단하는 ‘플리커프리 IC’ 수요 또한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각종 반도체와 IC 등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이 부품 또한 품귀난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LED조명 밸류체인에서 가장 말단에 있는 LED컨버터 업체들이 이 부담을 떠안아 왔지만 사태가 장기화되자 등기구 업체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산업분야에서 부품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LED조명 업계에선 특히 플리커프리 IC 수급난이 문제가 되고 있다.

플리커는 컨버터, 안정기 등 램프구동장치의 출력전압 파형에 따라 불빛이 상용주파수 60Hz 또는 120Hz 주기로 빠르게 깜빡이는 현상을 뜻한다.

조명의 플리커 현상은 일반 소비자,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이 현상을 제거할 수 있는 플리커프리 IC 사용이 일반화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플리커프리 IC 수급난에 부품 대리점과 컨버터 업체들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내에서 설계된 뒤 중국에서 소싱해 오는 이 소자가 최근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반도체 등 부품난 여파와 겹치면서 컨버터 업체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그 탓에 개당 200~300원하던 IC 가격이 최근에는 5배 이상 뛰었고, 품목에 따라서는 10배 가까이 폭등한 부품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렇게 급등한 제품가격을 주고도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A 컨버터 업체 관계자는 “어느 대리점에 물건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돈을 싸들고 찾아가서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해도 IC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부품난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얘기가 파다한데,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암울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B 컨버터 업체 관계자 역시 “요즘은 등기구 업체와 거래할 때 부품 수급상황에 따라 납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단서를 반드시 단다”면서 “또 새롭게 견적을 요구하거나 거래를 원하는 등기구 업체에는 양해를 구하고,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 중심으로 납품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IC 수급난으로 인한 컨버터 업계의 어려움이 점차 등기구 업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컨버터 납품이 늦어지면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등기구 완제품 공급일정 또한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급 등기구 업체들을 중심으로 컨버터 업체에 “연말까지 필요한 플리커프리 IC 물량을 확보하라”고 통보하는 등 부품확보 전쟁에 뛰어든 상태다.

등기구 업체 관계자도 “정해진 납기 안에 완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가장 답답한 것은 이런 부품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