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기술 심포지엄’서 주장
양태현 에기연 본부장, “수전해 기술력 개발 서둘러야”
미 에너지부, “10년 내 그린수소 1kg당 1달러에 공급”

14일 양태현 에기연 수소에너지연구본부장이 ‘제2회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기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14일 양태현 에기연 수소에너지연구본부장이 ‘제2회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기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미국, 호주 등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낮은 가격에 그린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부족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게 과연 이들 국가보다 우위에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잉여전력을 활용한 수소생산은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한 ‘제2회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기술 심포지엄’에서 양태현 에기연 수소에너지연구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건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기정사실인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그린수소는 아직 생산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높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로 인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양 본부장의 설명이다.

양 본부장은 “국내 그린수소 생산의 경제성과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공급 불안전성을 해결하려면 섹터커플링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우리보다 일조량 등 태양광 조건이 열악한 데도 훨씬 높은 태양광발전 보급률을 자랑한다”며 “지멘스 등 수전해 선도기업을 내세워 독일 전역에 P2G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섹터커플링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되려면 핵심 설비인 수전해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전해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이미 MW급 수전해 설비를 양산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차세대 기술이라 불리는 고체산화물(SOEC) 수전해는 기술 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도 글로벌 기준에 뒤지지 않는다”며 “국내 연구기관, 대학, 기업이 모두 힘을 합쳐 기술개발을 가속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본부장은 “알카라인, 고분자 전해질막(PEM),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 방식 등 전반적으로는 효율이나 용량 측면에서 제대로 된 상용제품이 나오지 않아 미국, 유럽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빨리 따라잡지 않으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국, 영국 등의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각국의 그린수소 생산 동향을 소개했다. 규모의 경제로 빠른 시일 내에 그린수소의 경제성을 갖추겠다는 구상도 함께 밝혔다.

미연방 에너지부(DOE)의 수니타 사티아팔(Sunita Satyapal) 수소연료전지기술국장은 최근 DOE 장관이 발표한 ‘에너지어스샷(Energy Earth Shot)’을 소개하면서 “미국 정부는 향후 그린수소 생산비용을 10년 내 1kg 당 1달러로 낮춘다는 ‘111’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사티아팔 국장은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산재한 원전, 천연가스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연구혁신기구(UKRI)의 하시 페르샤드(Harsh Pershad) 선임은 “영국은 대형 해상풍력단지를 활용한 대량의 그린수소 생산에 강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