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한전에 이어 국가철도공단도 전력기자재의 친환경 전환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친환경’이 단순히 일부 기자재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송전·변전·배전 등 전 과정에 적용될 새로운 산업 흐름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죠. 앞으로 시장은 기술력을 중심으로 개편될 겁니다.”

최근 취재 차 만난 전력기자재 제조업체 한 임원은 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 ‘친환경’을 첫 단어로 꺼내놓았다. 전력기자재 최대 수요기관으로 꼽히는 한전·철도공단 등 2곳이 친환경 전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시장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전은 일찍이 친환경 기자재 도입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근래에 들어서는 170kV급 초고압 클래스 가스절연개폐장치(GIS)도 친환경 전환을 추진 중이다. 또한, 철도공단은 지난달 ‘친환경 기기 실용화 로드맵’을 발표, 29kV·72.5kV·170kV 등 3개 전압 GIS의 친환경 전환 계획을 밝혔다.

반면 시장 변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술력이 있는 일부 업체들의 경우 시장이 기술력 중심으로 개편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후발주자로 기존 품목을 들고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은 도태를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전력기자재 제조업체 대표는 “실제로 친환경 기자재를 개발할 수 있는 업체는 전체 수십 곳의 업체 중 10곳도 되지 않는다”며 “기술력이 없는 업체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굴뚝 없는 전통산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력기자재산업이 에너지전환·탄소중립 등 산업 변화에 중심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격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더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 경쟁’을 통해 전력기자재산업의 중흥을 이끌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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