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직결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등 논의
가스관 가동 시 연 20억~30억달러 수입 상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방러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경제 협력,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 이행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회담에는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건설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독일과 함께 자국 북부지역인 우스트루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기존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가스관 건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프로젝트는 2개 라인으로 운영 중인 기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 2개 라인을 추가해 연 550억㎥인 기존 가스관의 용량을 최대 두 배로 늘리고자 한다. 현재 완공까지 15km 정도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에 따라 러시아가 그간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을 위해 주로 이용해 오던 자국 경유 가스관을 완전히 폐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경유 계약은 오는 2024년에 종료된다.

외신은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가스 통과 수수료로 받아온 연 20억~30억달러의 수입을 잃게 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후 2024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 유지를 위해 러시아와의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2024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 공급을 지속할 의사가 있지만,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얼마만큼 구매할지에 달렸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의 우군을 자처해 온 독일이 안정적 에너지 확보라는 자국의 경제적 실리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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