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강 미드호 수위 최저 기록
서부 주요도시 물 공급 차질 우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미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자국 최대 저수지인 콜로라도강 미드호(Lake Mead)의 물 부족 사태를 선언했다.

이는 지속된 가뭄으로 인한 결과로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 서부지역 주요도시의 상수도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 매립국(Bureau of Reclamation)은 서부지역의 주요 상수원인 콜로라도강 미드호의 물 부족 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매립국은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지속되는 가뭄으로 서부 지역에 물 사용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드호는 1930년대에 네바다와 애리조나주 경계에 있는 콜로라도강을 댐으로 막아 형성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저수지다.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피닉스, 투손 등 미 서부지역 주요도시의 상수도는 미드호에서 공급된다. 미드호가 수도 공급을 담당한 지역의 인구는 2500만명에 이른다.

미국 정부가 미드호의 물 부족 사태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오랜 기간의 가뭄에서 비롯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서부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미국의 제1, 2 저수지인 미드호와 파월호의 수위는 이미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콜로라도강 전체의 총저수량은 현재 전체 용적의 40%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49%에서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립국은 미드호의 물 부족으로 오는 10월부터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주의 상수도 할당량이 감소된다고 밝혔다.

애리조나는 연간 상수도 할당량의 18%, 네바다는 7%, 뉴멕시코는 5%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의 면화 농가 등 일부 산업이 물 부족으로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물 부족 사태 선언으로 상수도 공급이 줄어드는 지역은 우선콜로라도강 하류 지역에 국한됐지만, 가뭄이 더 심각해지면 내년에는 상류 지역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센트럴애리조나프로젝트 운하의 책임자인 테드 쿠크(Ted Cooke)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콜로라도강에 최악의 해”라며 “20년간의 가뭄 이후 저수지의 회복력이 너무 떨어져서 올해와 같은 수준을 계속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