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 규모 다부처 ‘스마트 도로조명 플랫폼 사업’ 1과제 담당
가로등주에 각종 센서 부착, 비상·위험상황 알리는 기술 개발
올 개발제품 테스트, 내년 현장실증에 많은 지자체 참여 당부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전국에 설치된 420만개의 도로조명이 하나로 묶이면 스마트시티의 주요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 과제를 기획했을 때 논의했던 것도 바로 이처럼 조명이 스마트시티의 허브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시작한‘스마트 도로조명 플랫폼 개발 및 실증연구’의 세부1과제 책임을 맡고 있는 신상욱 한국조명ICT연구원 스마트융합연구센터 센터장은 스마트시티에서 조명의 잠재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스마트 도로조명 플랫폼 개발 및 실증연구는 도로변에 설치된 가로등을 단순히 빛만 비추는 용도를 넘어 각종 도로환경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인프라로 활용하고, 교통사고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개 부처가 250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4개 세부과제별로 진행되고 있으며, 신 센터장은 세부 1과제를 담당하고 있다. 공채 2기로 조명ICT연구원에 입사한 신 센터장은 플라즈마(PLS) 광원 개발 등 수많은 R&D 과제에 참여한 조명 전문가다.

“정부가 스마트도로조명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 것은 2019년 당시 스마트조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그때 영동고속도로에서 큰 터널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조명이 단순히 불을 밝히는 기본적 용도 외에 교통안전시설물이자 도로시설 인프라로서 능동적으로 활용하면 교통안전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즉 가로등주에 각종 센서를 붙여서 비상상황이나 위험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사이니지 또는 푸시문자 형태로 이용자에게 알리면 교통안전에 보탬이 되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세부 1과제에는 스마트가로등 시스템과 온·습도, 노면온도, 풍향·풍속 등 각종 도로환경정보 등을 센싱하는 14종의 센서를 하나의 보디에 일체형으로 만드는 작업과 가로등 헤드와 함께 위험정보를 표출하는 시각표출장치, 스마트 도로조명 시스템의 보급화를 위한 KS, 단체표준과 같은 표준제정 작업 등이 포함돼 있다.

신 센터장이 몸담고 있는 조명ICT연구원이 주관을 맡고, 블루카이트, 래도, 건설기술연구원, 광기술원,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명ICT연구원은 간판인식 사이니지 개발을, 블루카이트는 LED가로등기구, 제어기 개발을, 래도는 도로환경정보 센서 일체화 및 제품화를, 건기연은 센서 쪽에 필요한 아키텍처 연구 등을, 광기술원은 고보형 제품 개발을, KTC는 표준개발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세부 1과제 연구 성과라면 일단 14종의 센서를 일체화하는 작업을 완료한 것이죠. 또 시정계, 온·습도계, 노면온도 센서 등을 통해 악천후나 안개 등 기상변수를 관측하고, 결빙 등이 예측되면 시정거리에 따라 속도제어를 한다든지, 아니면 시각표출장치를 통해 운전자에게 ‘결빙조심’을 알리는 기술 등을 개발했죠. 특히 위험정보 제공 맞춤형 시각표출장치(디지털 사이니지)는 가로등주 상단에 설치해 황색, 적색 등을 점멸하면서 운전자에게 경고를 알리는 기기인데, 기존의 가로등주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량화시키는 게 중요하고, 시인성, 판독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3차 연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하반기에 건설기술연구원의 경기도 연천 SOC실증 테스트베드에서 개발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검증과 연동시험 등을 진행하게 됩니다.”

신 센터장은 현재까지 연구개발이 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된 만큼 4차 연도에 예정된 지자체 실증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다부처 사업의 경우 소통과 협력이 가장 중요한데, 과제를 시작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세부 1과제부터 4과제까지 참여기관들이 한 자리에 직접 모여 제품 구성과 시스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4차 연도 사업과 관련해 "지자체 선정공모가 나오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기왕이면 도로사고가 많고, 위험에 노출된 도로를 가진 지자체에서 신청을 해줘야 우리 기술을 접목해 보고, 사고감소 효과 등을 파악해 연구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기신문은 이번 세부 1과제 책임자 인터뷰에 이어 세부 2~4과제 담당자 인터뷰도 진행한 뒤 보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