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SK가스, 수소사업 ‘밑그림’ 상당부분 겹쳐
초기, 수소 생산 집중…SK E&S 수도권-SK가스 울산
중장기, 모빌리티·연료전지 발전 경쟁 불가피 전망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서린 빌딩.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서린 빌딩.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SK E&S에 이어 SK가스도 수소사업 진출계획을 밝히면서 SK그룹 내 대표 에너지 계열사가 모두 수소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수소 생산 등 인프라 구축이 완성되면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어떤 구도가 펼쳐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 E&S와 SK가스를 중심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양 사는 기존 에너지 사업 역량을 십분 활용해 수소 원료 도입부터 생산, 유통, 소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SK가스는 지난 8일 수소 등 신규 사업을 통한 회사 중장기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SK E&S는 지난 3월 향후 5년간 무려 18조원을 투입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및 발전사업을 주로 맡고 있는 SK E&S와 LPG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는 SK가스는 그룹 내에서 대표 에너지기업이다. 지금까지는 양 사의 사업영역이 겹치진 않았지만 향후 수소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생산-유통-소비 밸류체인 전반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 사의 수소사업 초기 모델에 따르면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데 집중한다. SK E&S는 2023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 부지에 연간 3만t 규모의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하고 2025년까지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보령에 액화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할 계획이다.

SK가스는 울산 소재 관계사인 SK어드밴스드를 통해 이미 연간 3만t 규모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수소추출설비 등을 구축해 추출수소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생산 및 인프라 확충이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사용 분야로 들어가면 모빌리티, 발전 부문에서 격돌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2022년에 도입될 수소발전의무제도(HPS)로 양 사는 연료전지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SK E&S는 연내 미국 수소전문기업 플러그파워(Plug Power)와 합작사를 설립해 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 핵심설비 생산기지를 국내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약 400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가스 역시 롯데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1.2GW급 울산 LNG·LPG 복합발전소에 수소 혼합 발전도 추진할 계획이어서 발전시장에서도 경쟁이 예상된다.

이밖에 SK E&S는 2025년까지 전국에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고 SK가스도 2030년까지 LPG충전소를 활용해 100여 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모빌리티 충전시장에서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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