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그린뉴딜·탈탄소에 따라 수요 늘 것으로 기대"

LS전선의 PP케이블.
LS전선의 PP케이블.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최근 그린뉴딜과 탈탄소 바람에 힘입어 친환경 케이블인 PP케이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9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 권오정)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9곳의 전선업체가 PP케이블 인증을 받았거나 진행 중이다. 연도별로 2019년 2곳(완료), 2020년 3곳(완료), 올해 4곳(진행 중) 등 PP케이블 인증의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PP 케이블이란 케이블의 도체를 감싸는 절연 재료에 ‘가교폴리에틸렌(XLPE)’ 대신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을 사용한 제품이다.

XLPE는 1960년대부터 50여 년간 케이블의 절연 재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제조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의자와 생수통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 PP를 사용하는 PP케이블은 메탄가스가 발생하지 않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또 케이블을 폐기하더라도 절연재로 사용된 PP를 각종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 할 수 있는 친환경 케이블이다.

기능적으로도 XLPE 케이블보다 열에 강해 전력을 10% 이상 많이 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도심지, 번화가 등 전력 과부하 지역에 우선 도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LS전선이 한전과 공동으로 약 60억원을 투자해 2015년 세계에서 2번째로 PP 케이블을 개발했다.

그러나 당장 수요가 많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가격 또한 다른 케이블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과 탈탄소 바람이 불며 친환경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PP케이블에 대한 전선업계의 관심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흐름대로라면 결국에는 친환경성이 높은 PP케이블의 수요가 늘어나지 않겠나”라며 “이를 예상하고 전선업체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리 PP케이블의 인증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늘어나며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다소 비싼 가격이라는 단점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선의 원자재인 컴파운드를 만드는 TSC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PP케이블용 컴파운드 생산라인을 확충했다. TSC는 약 5년 전 PP케이블용 컴파운드를 개발했으며 154kV급까지 커버하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다.

황웅선 TSC 대표는 “최근 안산 시화에서 충남 예산으로 회사를 이전하며 PP케이블용 컴파운드 생산설비를 새롭게 추가해 기존의 간이 설비를 보강했다”며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에게 탄소 중립 중요해진 만큼 PP케이블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리 설비를 늘린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PP케이블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전선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PP케이블의 개발을 완료했고 그 외 규모가 있는 중견업체들도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PP절연이 XLPE 절연보다 절연성능이 비교적 낮으며 강도가 높아 작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탄소제로, 재활용 등에 대한 이슈가 이어짐에 따라 시장에서도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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