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자격協, 올해 2월 정부 승인 받아 3월 국내 첫 검정
표준화 미비한 스마트홈 산업, 기기 효율적 구축・활용 기대

한 시험장에서 응시자들이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한 시험장에서 응시자들이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한국정보통신자격협회(이사장 한복수)는 올해 2월 1일 스마트홈 분야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스마트홈관리사’ 민간자격을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을 얻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홈관리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사물인터넷과 초연결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기기들의 효율적인 구축과 활용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스마트홈 관련 국내 첫 민간자격이다.

◆스마트홈 관리 위한 첫 민간자격 의미

스마트홈과 관련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민간자격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그만큼 시장에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트홈은 통일된 표준 없이 업체별, 기술별, 규격별로 제각각 시스템이 만들어져 주택에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표준화가 안 돼 있어 그만큼 복잡하고 설치와 판매,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스마트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의 판매자 같은 경우에도 자사의 스마트홈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만 있을 뿐 타사의 제품, 기술, 표준 등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정보통신자격협회는 일단 스마트홈 설치와 관리, 유지보수, 영업 등을 담당하는 인원들이 획득할 수 있는 ‘스마트홈관리사’라는 자격을 만들고, NCS(국가직무기준)상 L3에 맞춰 체계적으로 교육, 검정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자격협회 관계자는 “스마트홈 산업은 굉장히 광범위한데, 표준은 정립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직무수준에서 중간 수준, 가령 기업 신입사원 정도도 응모할 수 있는 수준에 맞췄다”면서 “일단 단일수준으로 자격증을 만들었고 장차 산업발전, 표준화 여부 등에 맞춰 정보처리기사처럼 개발직군, 설계직군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홈개발자, 시스템전문가 자격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향후 스마트홈관리사는 단순 설치, 관리, 유지보수 담당자의 자격증을 넘어 ▲스마트홈 디바이스 연동 및 구축 ▲IoT H/W, S/W ▲관련장비 트러블슈팅 ▲스마트홈 컨설팅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홈관리사 발전방안(제공=정보통신자격협회)
스마트홈관리사 발전방안(제공=정보통신자격협회)

◆점차 복잡해지는 스마트홈 시장

스마트홈 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라이선스가 만들어진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홈은 새로 주택에 입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본적인 옵션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건설사, 통신사, 플랫폼기업, 홈넷사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상황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스마트홈 서비스 플랫폼 적용을 통한 경제적 가치는 2025년 기준 약 3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 스마트 플랫폼 기업과 인공지능 스마트 가전기업들은 스마트홈에 맞는 우수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는 등 치열한 경합을 보이고 있다.

LH의 경우도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즈(HomeZ)로 똑똑한 주거공간을 만들겠다고 선포하며 국내 통신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시공하는 모든 주택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건설사, 플랫폼 업체들과 잇달아 협력하며,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지난 3월 카카오와의 협력과 관련,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소비자들은 한층 편리한 스마트홈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양사가 쌓아 온 AI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스마트가전은 물론 태양광 패널, 시스템에어컨과 같은 제품을 통해 스마트홈의 전기, 공조 등을 모니터링, 제어, 케어하기 위한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는 등 스마트홈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LG ThinQ) 앱을 활용하면 고객들이 제품 관리, 서비스, 커머스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스마트홈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이때 스마트홈 서비스 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도 예상된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스마트홈 기기 인증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구글, 애플과 스마트홈 가전을 담당하는 삼성, 필립스 등 글로벌 업체들은 올해 말부터 새로운 인증 서비스를 받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표준이 없는 상태라 일부 스마트홈 기기는 특정 소프트웨어에서만 구동돼 소비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런 문제를 제기해도 스마트홈 전문가가 아니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스마트홈 기기의 기술, 시스템을 이해하고, 소비자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인력 또한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스마트홈관리사라는 자격은 아마도 그런 인력들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자격협회는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자격이나 인증체계가 없는 현실에서 스마트홈관리사가 스마트홈 직무 분야의 선도적 역할뿐만 아니라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양질의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차 검정에 90% 합격, 2차에 250명 지원

스마트홈관리사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등 스마트홈에 관한 이론지식과 숙련기능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환경 구현을 위한 시스템을 일반적인 권한 내에서 설계·구축·운용할 수 있는 이론적, 실무적 능력을 검정한다.

이 때문에 검정과목도 ▲스마트홈 개론(스마트홈의 이해, IoT의 이해, 인공지능의 이해, 스마트홈 법규 및 직업윤리) ▲스마트홈 네트워크(스마트홈 통신기술, 스마트홈 보안) ▲스마트홈 기기(스마트홈 기기 일반, 스마트융합 기기) ▲스마트홈 실무(스마트홈 설계 실무, 스마트홈 구축 및 운용 실무)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필기는 40문항이며, 실기는 5~20문항이다. 필기와 실기 각각 100점을 만점으로 하고, 필기와 실기 각 40점 이상, 합계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하면 합격한다.

스마트홈관리사는 지난 3월 20일 첫 검정을 실시했으며, 올해 총 4회에 걸쳐 자격검정이 진행된다. 첫 검정에서는 총 50명이 응시해 90%의 합격률을 보였다.

6월 5일에는 총 250명이 참여한 가운데 2차 검정이 실시됐다.

정보통신자격협회 관계자는 자격증 취득자에 대한 인센티브와 관련, “취업, 승진 등이 있을 때 혜택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협회가 산업체들과 MOU를 체결해 협조를 유도하는 등 더 노력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홈 관련 시장 전망(제공=정보통신자격협회)
스마트홈 관련 시장 전망(제공=정보통신자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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